<해피진의 꺼리>

충남 서천군 서면에 위치한 홍원항은 바다낚시와 싱싱한 자연회로 유명한 항구이다. 서해의 관광지 중 안면도, 대천 다음으로 유명한 이곳은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전어가 특히나 유명하다. 인근에는 천연기념물인 동백정이 있고 춘장대해수욕장도 가까운 곳에 있다. 매년 3월이 되면 서천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은 주꾸미 축제는 지난 3월 16~ 31일까지 마량포구 인근에서 열렸다.

주꾸미는 문어과의 연체동물로 낙지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길이 12cm 내외로 작다. 흔히 ‘쭈꾸미’라고 부르는 주꾸미는 지역마다 쭈게미, 쭈깨미 라고도 불린다.  봄철의 주꾸미는 소라나 고둥의 빈껍데기를 이용해 잡고 가을 주꾸미는 주로 낚시를 이용해 잡는데 가을철 주꾸미는 봄철에 비해 크기도 작고 맛도 떨어져 알이 꽉 차있는 봄철이 제 맛이다.

오늘 소개할 맛있는 꺼리는 홍원항의 ‘주꾸미’이다. 청주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홍원항은 바다낚시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 봄에는 갓 잡아온 주꾸미와 회로 유명하다. 홍원항 안쪽으로 들어가면  해양경찰서 홍원파출소 앞으로 홍원 어촌계 판매장이 나오는데 10여개의 수산물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즉석에서 싱싱한 주꾸미와 횟감을 선택하여 2층에 마련된 식당으로 올라가면 1인 상차림 비용(어른 7,000원)을 지불하고 먹는다. 일반 식당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양은 푸짐한데 1인 상차림비가 별도로 지불해야하며 자리도 협소하여 기다리거나 복잡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주꾸미는 저칼로리이면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좋고, DHA 등의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봄철 주꾸미는 알이 꽉 차있어 입안에서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인데 일반인들은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머리에 알을 품고 있기 때문에 머리가 좀 큰 것은 암컷이고 작은 것은 수컷이라고 구분하기도 하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수산물 소비국 1위인 우리나라는 인근 연안에서 무차별적인 수산물 포획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명태, 주꾸미, 갈치, 살오징어, 참조기, 고등어 등에 대해 금어기가 설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대게, 붉은대게, 꽃게, 민꽃게 등도 암컷 포획이 금지되어 있는데 그 중 꽃게와 민꽃게는 배에 알이 찬 암컷만 포획 금지다. 주꾸미는 매년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 포획이 금지된 금어기이다.

주꾸미 요리는 샤브샤브와 볶음 등이 유명한데, 살아있는 주꾸미는 샤브샤브로 먹어야 싱싱함을 느낄 수 있고, 냉동 주꾸미는 볶음요리가 제격이다. 주꾸미 샤브샤브는 다 먹은 후에 남은 먹물에 라면이나 칼국수 사리를 넣어먹는 것도 일품이다. 맛있는 주꾸미를 배불리 먹었다면 인근에 있는 마량리 동백나무숲으로 산책을 떠나보자.

홍원항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 지정되어 있으며 아름드리 동백 80여 그루가 옹기종이 모여 있는 정원 같은 아름다운 언덕이다. 마량리 도둔곶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동백은 거센 바람 때문에 2m를 넘는 것이 거의 없다. 언덕 위에는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300년 전쯤 수군첨사가 바닷길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제단을 쌓고 동백을 심었다고 한다. 지금쯤 동백나무숲에 방문하면 통꽃으로 떨어져 장관을 이루는 동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홍원항 :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홍원길 130-3, 하나네회센터: 041-952-0054

권영진은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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