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의 매력
중고품의 매력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4.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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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br>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민생 경제가 갈수록 어렵다. 불황은 수입원을 압박한다. 덩달아 민초(民草)들의 씀씀이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경비로 가계를 꾸려가려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 알뜰한 구매는 생계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자, 소비자의 권리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자, 최근에는 중고품이나 값싼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이 같은 소비패턴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오랜 전통이다. 

시장 경제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중고품 시장이 20조 원(중고차 제외)에 육박했다고 한다. 중고나라(중고거래 플랫폼)의 모바일 거래액도 2년 만에 4배나 증가했다. 고객들은 새로운 제품 대신 알뜰한 중고품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중고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점차 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다. 

중고품 시장과 함께 ‘값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만만찮다. 천원 가게로 유명한 다이소의 매출이 지난해 2조원을 달성했다. 이천원 이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이소의 경쟁력이 매섭다. 경제 불황과 인구변화가 만들어낸 소비시장의 현주소이다. 올해도 값싼 제품의 인지도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시대의 변화가 참 빠르다. ‘불황=알뜰 소비’란 공식이 낯설지 않다. 값싼 제품을 찾는 소비 패턴이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사실상 서민들은 불황에 ‘절약’ 말고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그래서 다이소나 중고품 거래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고 제품만 취급하는 온라인 전문몰만 천여 곳이 넘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중고품을 안 좋게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 외로 상태는 양호하다. 가격도 절반 이하다. 현대화된 시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물품들이다. 중고품은 묵힐수록 더 값어치 있다. 생활 중고용품은 대부분 손때 묻은 물건들이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의 정(情)이 가득하다. 이웃의 애정이 담긴 중고품은 보이지 않는 다정함을 갖는다. 때 묻은 중고품에서 사람들의 정겨움을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오래된 중고품은 누군가에겐 추억을 선사한다. 낡고 묵은 것으로 부터의 위로는 달콤하다. 

또한, 중고품은 필요한 곳에 편리함을 제공한다. 나의 중고품은 다른 사람들에겐 소중한 물건이 될 수 있다. 공유하는 정신은 참삶의 실천 장이기도 하다. 중고품을 찾는 사람들은 근검절약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들의 소비 철학은 실용적이다. 구덩이를 파두면 언젠가는 빗물이 고이듯이, 도저히 팔릴 것 같지 않은 물건들도 누군가는 반드시 찾는다. 

불황이 되면 인심이 박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아끼고 나누는 문화만큼 애국하는 길이 없다. 작은 나눔은 큰 힘이 된다.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버리면 너무 아깝다. 특히, 중고품 시장이 가지는 경제적 기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중고품 직거래는 물론, 창업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신생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고품에서 얻는 이득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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