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민, 김학의 성범죄 의혹 ‘스모킹건’ 검찰에 제출
이세민, 김학의 성범죄 의혹 ‘스모킹건’ 검찰에 제출
  • 이재표
  • 승인 2019.04.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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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출신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2013년 이 사건 내사하다 전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 수사단 지휘봉,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잡아
경찰구조개혁단장 시절의 이세민 전 경무관.
경찰구조개혁단장 시절의 이세민 전 경무관.

2013년 김학의 차관 내정자 성추문을 내사하다가 좌천된 뒤 승진 없이 옷을 벗은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전 경무관)이 사건의 스모킹건이 될 수도 있는 당시 업무일지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세민 전 기획관은 14,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 전 기획관은 이 과정에서 당시 작성한 경찰업무일지를 근거로 검찰에 진술했으며, 20131월부터 4월까지 날짜별로 작성한 내용을 복사해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기획관은 20134, 김 전 차관 관련 특별수사팀의 수사기획관으로 실질적 책임자였지만, 보직 발령된 지 4개월 만에 경찰청 부속기관인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해당 시점은 이 전 기획관이 김 전 차관 사건을 지휘한 지 한 달가량 된 시점으로, 사실상 좌천에 해당하는 인사였다. 이 전 기획관은 또 부속기관 등을 전전하다 2016년 7월, 고향인 충북에서 (충북청)차장으로 퇴임했다.

이 전 기획관은 당시 저는 갑자기 발령을 받았고 사유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검찰과거사위는 325, 20133,4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 지휘부를 좌천시키는 등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의혹이 있다며 당시 청와대 곽상도(현 자유한국당 의원)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민정비서관 등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경찰이 김 전 차관 지명 직후에야 내사 사실을 보고해서 질책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세민 전 기획관의 수첩에는 청와대에 내사 결과를 누차 보고한 사실은 물론 청와대의 외압 의혹까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실 규명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스모킹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괴산에서 태어나 청주고(53)와 경찰대(1)를 졸업한 이 전 기획관은 2010년, 도내 경찰대 출신 중 1호로 경무관을 다는 등 승진에서 수위를 달렸으나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수사를 기점으로 경무관에서 멈춰서야 했다. 이같은 사연 때문인지 퇴임 직후 괴산군수 보궐선거 출마설이 자천타천으로 제기되기도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한편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장은 여환섭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맡고 있다. 여환섭 단장은 41일부터 수사단이 설치된 서울동부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여 단장은 사법연수원 24기로,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을 거치는 등 대표적 특수통이다. 수사단은 조종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포함해 검사 13명으로 구성됐다.

*스모킹건: 연기가 남아있는 총. 특정 행위나 가설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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