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茶道) 통해 인성 꽃 피우다
다도(茶道) 통해 인성 꽃 피우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4.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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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품성관 215호실. 이소미(소안 다도원) 강사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작업치료과 1학년 학생들이 다도(茶道) 예절교육을 듣고 있었다. 학생들은 평소 잘 입지 않던 한복이 어색했던지 옷깃을 여미기도 하고 양옆에 앉은 동기들의 옷매무새를 다잡았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보려 웃어 보기도 했다.

 한복 입는 예절과 인사 예절에 대한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학생들의 시선은 앞에 놓인 다과(茶菓)로 꽂혔다. 차(茶)는 차치하고, 과(菓)의 정체가 무엇인지 짐작조차 못했다. 학생들은 형형색색의 옛날 과자쯤으로 유추했다. 옆에 놓인 젓가락을 들어 맛을 봤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거부감 없이 꼭꼭 씹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어색한 기운이 흘렀던 강의실은 한결 차분한 분위기로 변했고, 학생들은 강의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날 강의의 정점은 차(茶) 마시는 예법이었다. 다도(茶道)는 한자어 그대로 차 마시는 예법을 말한다. 정성스레 다린 차를 손님에게 권하거나 마실 때 차리는 예의범절로 보면 된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예절 차려가며 차를 천천히 음미할 시간이 있느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다도 예절교육만큼 마음 수련과 인성 교육을 함께 잡을 수 있는 것도 흔치 않다. 게다가 절제하는 법과 사물에 대한 관찰력도 길러주니 일석사조가 아닌가.

 차를 우려내고 담는 기구들 하나하나에는 이름이 있었다. 단순히 받침대, 잔, 접시인 줄만 알았던 학생들은 명칭 하나하나 곱씹으며 머리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이어 충분히 우려낸 차를 공손히 따르고 받으니 흐트러졌던 몸가짐이 바로 잡혔다. 학생들의 표정은 제법 진지했다. 다도의 이론적인 이해와 체험을 함께 하면서 차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여 갔다. 강의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토론하면서 열기를 더했다.

 차를 맛본 반응은 다양했다. 차가 상대적으로 익숙한 이는 차 맛이 달다고 했고, 또 어떤 이는 떫다고 했다. 정답은 없다고 한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듯, 식감도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입안에 한 모금 머금고 음미하면, 쓴맛·떫은맛·신맛·짠맛·단맛 등 오미(五味)가 느껴진다고 한다. 차의 오미는 마치 인생을 축약해놓은 듯하다는 게 강사의 말이다.

 이처럼 충북보건과학대학교가 다도 예절교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학생들의 바른 인성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바른 인성을 지닌 인재로 육성해 현장에서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사회가 원하는 인재, 공동체 의식을 가진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보건의료와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서 '창의·품성·봉사'라는 교육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2016년부터 다도 교육 등 품성 예절 관련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도예절 △인문학 △지역대학과 학술교류 △교수님과 함께하는 인문학토론 △인사예절 △직업예절 △꿈드림 봉사 △독후감 축제 △인문학 감성충전 △사제동행 꿈돌기 △도서관의 보물을 찾아라 등 11개 프로그램과 1학점이 주어지는 후마니타스 강좌 △힐링캠프 △선비캠프 △리더십캠프 참가자를 모두 합쳐 3000여 명이 품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해도 △다도예절교실 △인사예절교육 △교수님 함께하는 인문학 토론 △인문학 탐구 △사제동행 꿈돌기 △독후감 축제 △선비캠프 △직업예절 △인문학 감성충전 △도서관의 보물을 찾아라 △인문학 문학탐방 캠프 △리더십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보영 품성교육센터장은 “다도 예절교육 외에도 품성교육센터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과 예절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품성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 만큼, 능력과 전문기술, 품성을 모두 갖춘 인재 양성에 박차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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