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금 선물, 마음 선물
[칼럼] 현금 선물, 마음 선물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5.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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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br>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5월은 돈 쓰는 달이다. 이것저것 기념일이 많아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굵직굵직한 행사가 즐비하다. 하나같이 현금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매스컴 발표가 눈길을 끈다. 어버이날 최고 선물로 3년 연속 현금이 뽑혔다는 소식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들도 현금 선호도는 여전하다. 건강식품이나 먹거리 선물은 한물갔다. 현금 선물의 힘은 막강하다. 현대인들은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이 최고인 시대에 살고 있다. 마음이 담긴 선물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겉만 화려한 5월이 될까 두렵다. 

현금 선물을 선호하면서 부모님들의 의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찰 주면 최고지. 돈 받으면 친구들하고 커피 마시고, 여행도 다닐 수 있고, 그게 제일 좋지. 국민연금으로는 부족하니 용돈 주는 게 으뜸이지.” 요즘 부모님들의 솔직한 심정일 거다. 자식들도 부모가 되면 현금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흥미로운 사회현상이다. 개성이 강한 부모들이 늘면서 현금을 받아 원하는 물건을 사려는 심리가 강하다. 원하지 않은 선물을 받는 것보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는 현금이 더 유용하다는 뜻이다. 

현금이 우선이다 보니 오랜 전통의 카네이션 선물은 뒷전이다. 카네이션 한 송이 꽂아드렸던 시절은 추억에 불과하다. 카네이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꽃 특수는 옛말이다. 거의 실종됐다. 대부분의 선물이 현금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 가난했던 60~70년대에는 생필품이 인기 선물이었다. 2000년대부터는 국가 경제가 나아지면서 건강식품, 여행상품 등이 단골 선물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뒤집혔다. 1인 가구가 점점 많아지고, 고령화 사회가 되다 보니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는 현금을 가장 선호하는 사회로 변천하고 있는 것이다. 

현금 선호와 맞물려 선물의 진화(進化)도 눈부시다. 카네이션과 돈을 결합한 ‘어버이날 돈 꽃다발’, ‘카네이션 돈다발’ 등 다양한 선물이 등장했다. 단연 인기다. 수요가 꾀나 많다. 돈 되는 상품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꽃에다 현금 봉투로 무장한 선물은 부모님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눈을 즐겁게 함은 물론 현금으로 실속까지 챙기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사람들의 가치관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바뀐다. 어버이날 선물도 변화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부모님 마음이다. 아무리 넉넉한 현금 선물일지언정, 그 여운은 짧다. 부모님은 나이를 먹을수록 외롭고 쓸쓸하다.시간이 흐를수록 따뜻한 ‘정’을 원한다. 결국,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선물은 마음이다.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선물만큼 위대한 게 없다. 돈으로는 결코 부모님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줄 수 없다. 직접 뵙고 손을 잡아드리는 정성만큼 큰 선물은 없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 선물의 파장은 크고 넓다. 돈 몇 푼과 비교할 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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