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하나 마나 한 충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
공개하나 마나 한 충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
  • 박상철
  • 승인 2019.05.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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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장 업무추진비 ‘알리오(ALIO)’ 통해 국민에게 공개
충대병원장 업무추진비, 구체적 사용 내역 설명 없어 '빈축'
서울대병원장 공개 내역, '◯◯식당'...10원 단위까지 공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를 통해 전국 국립대병원장들의 업무추진비가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립대병원들이 내역을 성실히 공개한 반면 충북대병원은 뭉뚱그려 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는 공공기관 경영의 투명성 및 국민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최근 5년간 주요 경영정보를 국민에게 공시하고 있다.

공개 경영정보에는 공공기관장과 임원의 업무추진비도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부가 정한 통합공시 기준에 따르면 이들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매년 1회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당 비용의 사용일자, 집행자, 집행내역(목적), 사용처, 집행대상자, 인원, 집행금액 등의 세부정보를 기관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전국 국립대병원 업무추진비 현황
전국 국립대병원 업무추진비 현황

취재 결과 공개된 다른 공공기관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충북대병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큰 차이를 보였다. 충북대병원이 제출·공개한 자료는 한마디로 무성의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충북대병원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전액 ‘유관기관 업무협의’에 쓰였다. 총 94건에 이르고 2464만원이나 지출했지만 유관기관 업무협의에 썼다는 것 외에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충북대병원장이 쓴 업무추진비는 총 219만5000원.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유기관기관 업무협의 항목 3건에 84만5000원을 사용했고, 유관기관 및 내부직원 경조사비 지원에 25건 135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조사비에만 전체 업무추진비의 61%가 쓰인 것이다.

이에 반해 서울대병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비교적 상세했다. 2018년에는 00헌, ㈜000식공간, 00샤브(대학로점) 등에서 사용된 업무추진비가 10원 단위까지 세세하게 공개해 충북대병원과는 대조적이었다.

지난해 충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 현황 / 사진=알리오
지난해 충북대병원장 업무추진비 현황 / 사진=알리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두루뭉술하게 유관기관 업무협의라는 항목 아래 매년 수백만원이 쓰이는데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공개하는 게 맞다”며 “또한, 업무협의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경조사비 지원에 비해 적은데 업무추진비의 성격을 잘 모르는 게 아닌지 의심이 된다.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민 A씨 역시도 “업무협의 집행 내역을 보면 어떻게 매번 5000원 단위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신기할 정도”라며 “병원장의 연봉도 적지 않은 만큼 상세한 업무추진비 공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알리오 공시 매뉴얼 예시가 있는 자료를 각 기관에 보내 참고해 작성토록 하고 있는데 해당 기관에서 그 내용을 활용해 작성한 것 같다"며 “집행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메뉴얼 항목에 따라 공개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대치과병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 사진=알리오
지난해 서울대치과병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 사진=알리오

이에 대해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기관 같은 경우 공적자금 시민의 혈세가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모든 정보가 상세하고 성실하게 공개해야 되는 게 기본 원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는 자세히 공개하고 어디는 두루뭉술하게 공개한다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지역 주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항목별로 상세하게 공개돼 국민들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지는 알 수 있을 정도로 공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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