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는 생계 위협, 집배원은 생존 위협
버스기사는 생계 위협, 집배원은 생존 위협
  • 박상철
  • 승인 2019.05.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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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1명 과로사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집배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집배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올해 36살 공주우체국 집배원이 집에서 잠을 자다 새벽에 갑자기 숨졌다. 그 전날에도 의정부와 보령에서 일하던 집배원이 심장마비 등으로 숨지면서 이틀 사이 3명이 세상을 등졌다.

지난해만 15명의 집배원이 업무 중 사망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1명이 과로사(뇌ㆍ심혈관계 질환 기준)로 숨진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사망한 전국 집배원은 331명이었다.

집배원 사망원인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암 질환 사망자가 9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뇌심혈관질환 82명 자살 45명, 교통사고 30명 등의 순이었다.

소속별로 보면 서울청 소속이 6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인청 57명 ▲부산청 56명 ▲경북청 41명 ▲충청청 39명 ▲전남청 35명 ▲전북청 21명 ▲강원청 16명 ▲제주청 2명이었다.

또한, 과로사(뇌심혈관)로 사망한 집배원은 ▲서울청 17명 ▲경인청 13명 ▲부산청 12명 ▲충청청 11명 ▲경북청 10명 ▲전남청 9명 ▲전북청 5명 ▲강원청 5명으로 총 82명이었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사진=신창현 의원실

지난해 10월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노동조건개선기획추진단'이 발표한 집배원들의 노동실태는 충격적이다.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으로 한국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2052시간)보다 693시간 길다. 하루 8시간으로 따지면 평균 87일 더 일한 셈이다.

이처럼 집배원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최승묵 전국집배노조 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사망은 전형적인 과로사로 35세의 건강하고 젊은 노동자도 우정사업본부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안전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충원 약속을 지켜 과로사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생계위협을 느낀 버스기사들의 파업으로 전국이 떠들석한 가운데 집배원들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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