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는 연애다
비즈니스는 연애다
  • 임해성 글로벌비지니스컨설팅 대표
  • 승인 2019.06.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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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다녀왔다. 함께 간 일행들과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돌며 그들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 등을 체험했다. 바쁜 낮 일정을 마치고, 여유로운 저녁 풍경에서 느낀 이야기를 하려한다.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연인들을 보며 비즈니스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 이성을 만나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명확한 목적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거리감이나 긴장이 보인다. 허리는 가급적이면 꼿꼿하게 세우고 상대방에 대한 조심스러운 탐색과 상대방이 자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의식한다. 그런 자리에서는 마주보고 앉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가 관계가 진전되면 둘은 어느새 나란히 앉게 된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각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한다. 첫 만남에 꼿꼿했던 허리는 어느새 소파의 곡선을 따라 몸을 맡긴다. 관계가 더 깊어지면 서로가 몸을 기댄다.

비즈니스에 있어서 고객과의 관계맺음도 같은 방식 아닌가 싶다. 직접적인 대면이든 매장의 분위기이든 첫 만남에서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이것을 말해도 좋을까? 너무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무관심해도 안 되고 너무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된다. 상대방을 존중하되 너무 나서지 않는 모습으로 고객이 안전한 상태에 있음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고객은 안심을 하게 된다.

그만큼 몸에서 힘이 빠진다. 약간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게 된다. 이야기는 이 단계가 되어야 비로소 귀에 들어오게 된다. 당신이 무엇을 말하든, 그 상대가 누구이든,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무슨 말을 해도 노이즈에 불과하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들었는가 이다.

고객에게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실적''평판'이다.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누가 쓰고 있는지, 만족도는 어떠한지에 대해 고객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이제 고객은 당신의 메시지를 들을 준비가 됐다. 비로소 당신의 첫 거래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실적이 좋은 평판으로 이어지게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와 연애는 완전히 일치한다.

그 첫 거래의 좋은 평판은 신뢰를 낳는다. 이제 고객은 조금씩 더 당신에게 기대 올 것이다. 믿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을 멈추고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끝나고 본격적인 교제의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연애 프로세스를 따른다. 에어비앤비는 단 하나의 객실도 소유하지 않았지만 세계 191개국에서 530만개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실적과 좋은 평판을 바탕으로 안전과 안심을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43조원이다.

 

 

임해성 글로벌비지니스컨설팅 대표 한국능률협회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을 거쳐 GBC에 이르기까지 20년 이상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토요티즘' '남자라면 오다 노부나가처럼' '도요타 VS 도요타' '워크 스마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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