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소, 영동군 품으로… 군민‧공직 사회 분위기 최고조
양수발전소, 영동군 품으로… 군민‧공직 사회 분위기 최고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6.14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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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14일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후보 부지 발표
충북 영동, 강원 홍천, 경기 포천 등 3곳 선정
경제적 파급 효과 1조 3505억 원, 고용 창출 6780여 명 전망
기사 내용과는 무관. / 이미지=픽사베이
기사 내용과는 무관. / 이미지=픽사베이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후보 부지로 충북 영동군, 강원 홍천군, 경기 포천시 세 곳을 선정했음을 알립니다."

14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후보지 명단에 ‘영동군’ 세 글자를 확인한 군민들과 공직사회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8300억 원에 이르는 지역 최대 규모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 최종 후보지에 1순위로 선정된 것이다.

군청 곳곳에서는 발표 소식과 동시에 직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는 게 군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세복 영동군수도 영상 등을 통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군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양수발전소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1조 3505억 원, 고용 창출 효과는 6780개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옴에 따라 최근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두통을 앓아오던 영동군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역 45개 주요 민간 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영동군 양수발전소 유치추진위원회를 꾸려 군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지 80여 일만에 이룬 값진 결실은 달콤했다.

3만 2445명이 군민 서명, 양수발전소 유치 범군민 결의대회 5000여 명 참여, 영동군의회 재적의원 8명 전원 유치 찬성, 충청권시도지사협의회 공동건의문 채택 등 영동군민과 충청인들의 큰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은 양수발전소 유치 자료를 발 빠르게 언론 등에 알렸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군민들도 자축하는 분위기다.

군민 A 씨는 “(유치 소식이) 내 일처럼 기뻤다. 큰 이슈가 없던 영동군에 활력이 생길 것 같다. 대학생도 줄고 토박이들도 외지로 가다 보니 상권도 어려운데, 이번 계기로 모두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B 씨도 “내심 안 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돼 기쁘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영동 출신들도 희소식에 함께 기뻐했다.

대전에 사는 C 씨는 “늘 고향 소식이 궁금해서 포털 등에서 가끔 찾아보곤 하는데, 발표 전날 부지선정위원회에서 영동군이 지리적 등 요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보고 유치가 될 줄 짐작했다”고 말했다.

인천에 거주 중인 D 씨도 “그야말로 대박 소식”이라며 “고향에 뭔가 자랑거리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지역 미래 백년대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양수발전소 유치를 5만 영동군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환경과 산림훼손은 최소화하고 자연은 최대한 보전하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친환경 양수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수몰 대상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이곳으로 귀촌 오기 위해 물리적, 물질적 등 투자를 많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 서운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영동군, 홍천군, 포천시 등 3곳과 협약식을 맺고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협약에 따라 영동군과 한수원은 △인허가 협의 및 지역민원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운영 △이주단지 조성 △이주민 보상 및 정착 등 지원사업 △관광 레저산업 등 양수발전소 주변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 △기반산업 구축 등 사항에 적극 협력․지원키로 했다.

양수발전소와 주변지역이 조화롭게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한수원은 건설사업 관리를, 영동군은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한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지역지원에 관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군은 이번 양수발전소 유치를 영동군민과 560만 충청인의 위대한 승리로 여기며, 양수발전소 건설에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수몰 이주주민에 대해서도 최상의 지원과 보상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영동군은 설비용량 500MW 규모로, 상촌면 고자리 일원이 상부지, 양강면 산막리 일원이 하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예정 규모는 총 낙차거리 453m, 유효저수용량 410만㎥, 수로터널 2274m로 알려졌다.

사업 준비단계 37개월, 건설 준비단계 29개월, 건설단계 77개월 등 공사기간만 총 12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총 8300억여 원이 투입된다.

투입되는 총 사업비 중 70%인 6000억 원이 지역 건설업체와 인력, 자재 등에 들어간다. 지역 지원사업비로는 458억 원이 별도 지원될 예정이다.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로 1조 35000억여 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와 6780여 명이 이르는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의 분석이다.

예시, 산청양수발전소 하부댐 모습.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예시, 산청양수발전소 하부댐 모습. /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영동, 홍천, 포천, 경기 가평, 경기 양평, 경북 봉화, 전남 곡성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올해 3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자율 유치를 공모했다. 이중 영동, 홍천, 포천, 봉화 4개 지방자치단체가 의회 동의를 받아 유치를 신청했다. 

양수발전소는 남는 전력을 이용해 상부 댐으로 물을 올린 뒤 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3분 내로 발전이 가능해 여름철 등 전력 피크 때 수요 대응이 용이하다. 전력계통 안정화 등 역할도 수행한다. 현재 강원 양양군(4기), 전북 무주군(2기) 등 16기가 운영 중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인문사회, 환경, 기술 등 분야별 전문가를 모아 부지선정위원회를 꾸렸다. 강태호 동국대학교 교수가 위원장을 맡아 7개월여간 평가 기준을 마련, 신청 지역의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을 평가했다.

한수원은 3개 후보 부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 전원개발사업 예정 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정고시 후 부지별로 실시계획 승인 및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각각 2029년, 2030년, 2031년 준공 목표로 건설을 추진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후보 부지로 선정된 지역주민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면서 "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지역과 함께하는 발전소 건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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