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 조합약, 과연 안전한가?
탈모 치료 조합약, 과연 안전한가?
  • 김인수 미앤모클리닉 원장
  • 승인 2019.06.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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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미앤모클리닉 원장
김인수 미앤모클리닉 원장<br>
김인수 미앤모클리닉 원장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서 탈모와 모발이식 등을 주로 하는 미앤모의원을 운영하는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탈모 치료 조합약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요즘 환자들로부터 탈모 치료 조합약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며칠 전에도 20대 남자분이 탈모 치료로 유명한 모 의원에서 여러 가지 약들을 조제받아 3개월 복용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가슴이 커지고 만지면 통증이 있더랍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을 찾았습니다. 환자를 살펴보니 팔에 털도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환자분은 그 약을 먹은 이후로 기운도 없고 소변도 자주 본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 남성형 탈모치료제로 승인된 경구용 전문의약품은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 그리고 이 두 가지 약과 성분이 동일한 카피약들 말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약은 동시에 복용하지 않기 때문에 줄 수 있는 약은 한 가지뿐입니다. 그렇다면, 먹는 약만으로 탈모를 치료한다는 일부 병원들과 약국들은 무슨 약을 쓰는 걸까요?

이런 곳에서 주는 약봉지에는 여러 가지 약이 들어가 있는데, 꼭 들어가는 약은 두 가지입니다. 바로 혈압강하제인 미녹시딜과 이뇨제인 스피로노락톤입니다. 물론, 이 것은 성분명이어서 처방전에 적혀 있는 이름은 약간씩 다를 수 있습니다.

미녹시딜은 이뇨제와 두 종류의 혈압강하제를 드셔도 혈압조절이 되지 않는 불응성 고혈압 환자분들만 드시는 아주 강력한 혈압강하제입니다. 이 약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전신 다모증입니다. 또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려 주는 약이다 보니 반사성 빈맥이나 협심증을 일으킬 수 있고 체액저류와 울혈성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약입니다. 그래서 장기간 치료해야 하는 탈모에 이 같은 약을 쓰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바르는 미녹시딜이 생긴 것입니다.

스피로노락톤은 신장에서 이뇨작용을 도와주는 약입니다. 남성 호르몬의 자리를 차지해서 남성 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남성형 탈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을 쓰게 되면 남자는 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 있고 여자는 무월경, 생리불순이 흔하게 생길 수 있습니다. 성기능 저하도 흔하게 생깁니다.

이 외에도 심각한 부작용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약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뒤 의약품 사전 경고란을 읽어보면 ‘랫드에 대한 만성독성시험에서 종양형성성을 나타냈다. 이 약은 효능, 효과 항에 기술한 질환에만 사용하며 불필요한 사용은 삼가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효능, 효과 항목에는 특수한 내과 질환 몇 가지만 명시돼 있지, 탈모 치료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약이 들어가 있는 조합약을 드신다면 탈모 치료에 큰 도움은 되겠지만 건강에 너무 해롭기 때문에 탈모 치료제로 좀처럼 승인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탈모 치료를 위해 유명하다고 찾아간 병원이나 약국에서 여러 가지 약이 들어있는 약봉지를 준다면, 꼭 약 이름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해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물론 이런 약 자체를 처방해주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최종적인 약의 복용은 환자분들이 판단하셔야 합니다. 탈모 치료제로 승인받은 탈모약을 드시면서 주사 치료나 모발이식을 병행하신다면 건강을 지키면서도 큰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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