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인근 주민-암 발병' 상관관계 밝힌다
'소각장 인근 주민-암 발병' 상관관계 밝힌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9.08.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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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청주 북이면 소각장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 실시
클렌코(옛 진주산업) 전경
클렌코(옛 진주산업) 전경

환경부가 소각시설 밀집지역인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평균을 크게 상위하는 이 지역 주민들의 암 발생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주민들의 암 발병 원인이 소각장에서 배출된 오염물질로 밝혀질 경우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 다른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불안과 추가 요구 등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번 건강영향조사는 주민들의 환경부 청원에 의해 성사됐다. 북이면 주민 1523명은 지난 4월 22일 환경부에 소각장으로 인한 건강역학조사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에 환경부가 응답한 것이다.

환경부는 역학조사 수용 여부 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조사하고 청원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지난 7월까지 두 차례 회의를 통해 건강영향조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필요 의견을 환경보건위에 제출했다.

이번 결정으로 환경부는 앞으로 조사 방법과 대상, 기간 등을 담은 구체적인 건강영향조사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어 올해 안에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할 전문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다이옥신, 생체시료 등 복잡하고 예민한 조사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용역 선정기간만 2~3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진환경의 모습
우진환경의 모습

김용대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외국에선 소각 관련 건강영향조사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사례가 없어 이번 북이면 건강영향조사가 큰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다만 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일반공장이나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와 비슷해 소각장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이면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장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주민들이 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이면 주민협의체가 지난해 낸 자료를 보면, 북이면 마을 19곳의 10년 사이 암 사망자는 60명 이었으며 이 가운데 폐암이 31명이었다.

또한, 호흡기·기관지 질환자는 45명에 달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청원구 보건소가 관리하는 북이면의 재가 암 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전체 암환자(199명)의 22.6%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에스컨설팅이 인수한 옛 대한환경의 모습
디에스컨설팅이 인수한 옛 대한환경의 모습

서청석 북이주민협의체 위원장은 환경부의 이 같은 결정을 반겼다. 그는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북이면 주민들도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며 “이번 건강영향평가를 통해 주변 소각장으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상태 전반적인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조사 결과에 따라 주민들의 우려에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을 거고, 앞으로 유해물질에 대한 예방 차원에도 좋은 조사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청주시에는 전국 폐기물 소각용량의 약 18%를 처리하는 소각시설이 6개, 공공소각시설과 사업자 자가처리시설 등을 모두 포함하면 총 11개가 입지해 있다.

북이면의 경우 클렌코(진주산업), 우진환경개발㈜, 디에스컨설팅(대한환경) 등 3개의 소각시설이 반경 3㎞ 이내에 밀집해 있으며 매일 543t 이상의 사업장폐기물이 소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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