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신화’ 윤동한 회장...동영상 하나에 ‘무너졌다’
‘흙수저 신화’ 윤동한 회장...동영상 하나에 ‘무너졌다’
  • 박상철
  • 승인 2019.08.12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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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신사옥서 기자회견 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밝혀

직원 4명과 시작한 회사를 29년간 일궈 매출 1조원대 회사로 키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흙수저 신화’가 단 2분30초짜리 한 편의 동영상에 무너졌다.

임직원 조회에서 우리 정부의 대일본 대응을 비난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의 영상을 상영해 물의를 빚은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결국 사임 의사를 밝히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해당 동영상으로 한국콜마의 제품 불매운동까지 일파만파 커지자 휴일인 11일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윤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립니다.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저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 2분짜리 사과문만 읽고 자리를 떠났고 기자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자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윤 회장은 8일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 명 대상한 ‘월례조회’를 진행하면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설명하며, 한 유튜버의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이 영상은 극보수 성향 유튜버가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 등 문제성 발언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여성비하 발언과 많은 비속어도 담겼다.

이날 조회 후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윤 회장이 한 유튜버의 보수 채널을 강제 시청하게 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 여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가 아주 불쾌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 후 한국콜마 측은 '현재의 한·일 갈등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현재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1위에 오르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한편, 윤동한 회장은 1947년생으로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0년 농협중앙회에 취직한 뒤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제약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최연소 부사장에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1990년에는 일본콜마와 51대 49의 지분으로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지난해에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연결 기준 1조3579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세종시 전의면에 본사를 둔 한국콜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사업을 시작한 뒤 국내최초로 ODM 방식을 도입해 빠르게 성장했고 제약산업에도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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