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빼~ 못 빼~집안 싸움 일촉즉발?
방 빼~ 못 빼~집안 싸움 일촉즉발?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9.08.12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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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정치를 말하다
②청주 흥덕구

21대 총선이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총선룰이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 모집과정에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났고, 자유한국당 또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정의당 충북도당은 다음 총선에서 도내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도 총선을 반등의 기회로 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9개월 앞 총선, 도내 8개 지역구를 살펴봤다.

흥덕구는 청주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진보정당 강세지역이다. 흥덕구가 갑과 을로 분구된 후 처음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17% 이상의 큰 격차로 승리한 노영민 의원이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모두 10% 이상 격차를 낸 손쉬운(?) 승리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도종환 의원도 20대 총선에서 9.11% 격차로 승리하며 흥덕구는 민주당의 강세지역으로 각인됐다. 흥덕구 유권자들은 21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줄까? 자신감 넘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아성을 깨려는 자유한국당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흥덕구다. 

◆ 험지 출마냐, 지역구 고수냐...도종환의 선택은?

앞서 살폈듯 흥덕구는 전통적인 진보정당 강세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인 반면 자유한국당 입장에선 험지다. 그렇다보니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본선보다도 누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설 지가 더 관심을 모은다. 보통의 지역구라면 현역 의원과 도전자의 구도가 되겠지만 흥덕구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도 의원의 험지출마론이 그것이다.

민주당 경선은 도 의원과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2파전 구도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한 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흥덕구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 배경에는 노영민 의원이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시집 강매 논란이 일자, 노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도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노 의원은 정권 교체 이후 주중대사로 임명돼 지역을 떠났고, 현재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권력의 중심에 있다. 흥덕구는 현재 도 의원의 지역구지만, 12년간 노 실장의 지역구였고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선거구다. 그런 이유로 흥덕구 지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도 의원을 향한 험지출마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노 실장의 정치적 유산을 승계받은 이 부지사가 흥덕구에 출마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게 노영민 계 정치인들의 인식이다. 명분도 있다. 현 정부에서 문광부장관을 지냈고, 재선의원으로 정치적 역량도 키운 도 의원이 편한(?) 지역구를 고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기여하는 길이 아니라는 논리다. 청주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자유한국당이 차지하고 있는 상당구에서 4선의 정우택 의원과 맞대결을 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도종환계와 노영민계가 보이지 않는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당내경선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영민-도종환, 도종환-이장섭의 관계가 정치적 이해타산만으로 형성된 관계가 아니라는 게 이유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경선에 돌입하기 전에 원만히 조율될 것으로 본다. 총선 승리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그에 걸맞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협위원장 김양희, 터줏대감 김정복, 영입인재 신용한

자유한국당 후보로는 김양희 흥덕구당협위원장,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가 거론된다. 흥덕구에서 가장 오랫동안 기반을 닦은 것은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이다. 2002년 흥덕구에서 도의원으로 정계 입문한 김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을 하며 지역구 내 기반을 다지고 있다. 19대 총선부터 출마의사를 밝힌 김 이사장은 20대 총선에도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 이사장은 21대 총선도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양희 흥덕구 당협위원장은 2010년 비례대표로 도의회에 입성했다. 다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첫 여성 도의장을 맡았고, 지난 1월 당협위원회 공모에서도 김 이사장을 제치고 당협위원장에 오르는 등 후보경쟁에서 한 발 앞선 형국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기반이 흥덕구가 아닌 상당구(도의원 시절 지역구)라는 점이 약점이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흥덕구에서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여전히 열악하다"며 "당내 경선도 중요하지만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로 발탁돼 도지사 선거를 치른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도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입당절차도 밟지 않았지만 그의 행보로 볼 때, 입당은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보인다. 최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지명을 받아 'KBS 수신거부 챌린지'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신 교수는 후보군 중 유일하게 청주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지역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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