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가 기억하는 김대중의 길을 걷다”
“청주가 기억하는 김대중의 길을 걷다”
  • 유호찬
  • 승인 2019.08.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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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인권연대 ‘숨’, 일상에서 기억하고 가치를 되살리는 평화기행 연속 기획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발자취를 따라 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을 했던 청주교도소를 방문한 일행은 사동(舍洞)을 둘러보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 낭송과 증언, 기념 촬영 등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2019.8.13). 방문단장 김정웅 목사,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동 목사, 변은영 충북모임 운영위원장(청주시의원), 도종환 국회의원, 이장섭 충청북도 정무부지사, 이숙애 충북도의원, 인권연대 ‘숨’ 이은규 활동가 및 회원 등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인권연대 숨.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을 했던 청주교도소를 방문한 일행은 사동(舍洞)을 둘러보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 낭송과 증언, 기념 촬영 등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2019.8.13). 방문단장 김정웅 목사,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이해동 목사, 변은영 충북모임 운영위원장(청주시의원), 도종환 국회의원, 이장섭 충청북도 정무부지사, 이숙애 충북도의원, 인권연대 ‘숨’ 이은규 활동가 및 회원 등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인권연대 숨.

 

김대중 前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 가운데, 충북과 청주에 남겨진 김 대통령의 평화와 인권의 실천적 가치를 되새기는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인권연대 ‘숨’은 8월 18일, <청주가 기억하는 김대중의 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김대중 대통령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평화기행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김대중(1924~2009.8.18)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에 맞춰 다양한 시민과 (사)행동하는 양심 충북모임과 함께 청주에 녹아있는 현장을 답사했다. 40명 남짓한 참가자들은 청주교도소에서 청남대, 무심천 둔치, 학천탕, 강서추어탕 등 김 전 대통령의 자취가 어린 시공간을 둘러보며,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그의 가치를 되새겼다.

지난 18일, 청주교도소 앞에서 참가자들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18일, 청주교도소 앞에서 참가자들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유호찬.

 

1970년대부터 1980년대. 가장 역동적이고 격렬했던 정치투쟁사의 중심에 섰던 김 전 대통령은 훗날 “0.6평의 청주교도소 생활이 다시없는 배움의 시간이었으며, 정신적으로 지적으로 충만한 나날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수감 중에도 독서에 몰입했다고 한다.

청주교도소는 故 문익환 목사, 임수경, 故 노회찬 의원과 대학생 등 수많은 행동하는 양심들이 수인(囚人) 된 시설이다. 야인 김대중이 수감된 후 ‘형무소’라는 명칭이 ‘교도소’로 바뀌었고, 가족면회조차 제한되던 반인권적인 공간에 특별면회소를 설치케 하고, 도서 보급 등 교정 행정에도 변화의 힘을 끼쳤다 한다.

일반인 공개가 제한되어 사전에 현장을 둘러 본 이은규 활동가는 “당시의 흔적을 온전하게 볼 순 없었지만, 민주와 평화, 통일을 열망했던 그의 정신을 새로운 현재로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하며,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 국가보안법으로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수감생활을 했던 소회를 덧붙여 비슷한 경험을 가진 몇몇 참가자들의 기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1980년 5월 이래 “청주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활동해 왔고, 은퇴 후에도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고 실천하고 있는 김정웅 목사는 “평화와 인권의 씨앗은 뿌려졌음에도 그(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자취, 흔적, 가치에 대한 보전이 없어서 너무도 안타깝다. 청주교도소를 비롯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그의 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기념관 건립에 힘쓰겠다.”며 참가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전두환 前 대통령이 만들고, 노무현 대통령이 일반에게 돌려 준 청남대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충청북도에 관리권 이양과 일반인에게 개방한 후 지난 해 말까지1,165만여 명 이상이 방문을 한 청남대(靑南臺).
청남대는 국내 유일 대통령 별장이자, 대통령 테마관광과 아름다운 경치, 다양한 축제로 ‘한국관광 100선 추천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평화와 인권, 화합과 통일의 꽃을 틔워 내 김대중. 그를 상징하는 인동초가 8월 햇살 아래 한가득하다. 사진=유호찬.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평화와 인권, 화합과 통일의 꽃을 틔워 낸 김대중. 그를 상징하는 인동초가 8월 햇살 아래 한가득하다. 사진=유호찬.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식재한 인동초,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초가정이 자리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식재한 인동초,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초가정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유호찬.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식재한 인동초,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초가정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유호찬.

의문의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탓에 평평한 바닥에 앉기도 어렵고, 산책은 더욱 힘들었기에 대통령 내외가 휴가 차 방문을 하면 독서와 토론을 주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충전의 시간은 광복절과 이어졌기 때문에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담은 광복절 축사와 정국을 구상하는 시간이었다”고 청남대 근무자는 당시를 설명한다.

역대 대통령의 동상이 서 있는 ‘대통령 광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군상 앞에서 참가자들은 ‘미래의 대통령’에 대한 각자의 바람을 나눈다. 사진=유호찬.
역대 대통령의 동상이 서 있는 ‘대통령 광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군상 앞에서 참가자들은 ‘미래의 대통령’에 대한 각자의 바람을 나눈다. 사진=유호찬.

 

87년 6월 항쟁과 인산인해 군중 유세장, ‘무심천’
당대 최고의 건축가 김수근의 유작, 독지가의 헌신 ‘학천탕’
‘김대중 추어탕’ 메뉴가 있던 ‘강서추어탕’

당시의 흔적은 없지만, 청주를 관통하는 무심천은 ‘호헌철폐, 민주쟁취’의 외침이 이어지는 곳이다. 사진=유호찬.
당시의 흔적은 없지만, 청주를 관통하는 무심천은 ‘호헌철폐, 민주쟁취’의 외침이 이어지는 곳이다. 사진=유호찬.

박종철, 이한열, 6월 항쟁 … 암흑의 겨울과 해방의 여름으로 이어지던 대선 유세 현장, 무심천.
김대중을 비롯해 김영삼, 백기완, 노태우 등 대선 유세가 펼쳐지면 무심천 주위에는 인산인해의 청중들이 몰렸다고 한다. 범민주 단일후보 실패, 용팔이 사건 등 32년전 격랑을 함께 했던 곳, 무심천.

그러나 당시 무심천은 물이 메마른 모래와 자갈밭이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연설이 있을 때면, 강둑 건너편과 서문대교에는 구름처럼 군중이 몰려 들었다 한다. 전국 최초로 ‘호헌철폐 통합위원회’가 창설되고, 목사(김정웅)가 삭발을 하고, 충북민주운동협의회(사무국장 김형근 등)가 출범을 하고, 각종 학생조직은 들불처럼 타오르는 등 지역 민주화 운동의 촉발이기도 했다.

원형의 외관, 중앙 원형계단 등 건축미가 살아 있는 준공 당시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학천탕 전경. 사진=유호찬.
원형의 외관, 중앙 원형계단 등 건축미가 살아 있는 준공 당시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학천탕 전경. 사진=유호찬.

‘평생 뒷바라지를 한 아내를 위해 환갑 선물을 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당대 최고의 건축가 김수근에게 설계를 부탁했다는 남편의 애틋함이 고인 곳, 학천탕. 1988년 완공 당시, 목욕탕 전용건물로는 국내 최대 건축물이자, 조형미를 중시한 건물이었다.

김대중에 대한 물심양면의 후원뿐 아니라, 장남 김홍일 씨가 수배 중일 때에는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학천탕’은 30년이 지난 현재, 2세들이 ‘목간카페’로 리모델링을 하여 추억과 낭만의 공간으로 존재하고 있다.

양념된 김을 추어탕에 풀어서 먹는 방식으로 유명해진 일명 ‘김대중 추어탕’. 사진=유호찬.
양념된 김을 추어탕에 풀어서 먹는 방식으로 유명해진 일명 ‘김대중 추어탕’. 사진=유호찬.

사형수에서 벗어나 출소 후 상경을 하던 길에 들렀다는 식당. 청주에 오면 일행들과 찾고, 여러 정치인들이 즐겼다는  ‘강서 추어탕’.
대통령 당선 이후 노무현 정부까지 식당에는 ‘김대중 추어탕’이라는 메뉴와 기억 사진들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그러한 흔적은 사라졌지만, 당시 김 전 대통령이 반했다는 추어탕의 맛과 정성은 2대째 이어지고 있다.

해외(모스크바 대학, 옥스포드 대학, 북경 대학, 오사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흔적이 있는 하숙집, 벤치, 골목길, 모이를 줬던 새(김대중 Bird)까지도 보전하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사)행동하는 양심 일행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사회당당 간부와 대학 교수들이 환대할 정도로 그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큰 정치인으로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념하고 각자의 기억과 현재의 삶에서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실천의 각오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최근 우리 현실에 간직할 문구를 던진다.

“역사는 오늘과의 끊임없는 대화”,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여러분."

김대중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인생 역정은 감동과 안타까움, 잊지 말아야 할 많은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그가 마지막 일기에 적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명제는 개인적인 인생 소회에 그치지 않고, 역사와 미래세대를 위해 그가 남긴 또 하나의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_ 세계평화인물열전 『김대중,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다.』_ 류상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사진=유호찬.
김대중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인생 역정은 감동과 안타까움, 잊지 말아야 할 많은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그가 마지막 일기에 적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명제는 개인적인 인생 소회에 그치지 않고, 역사와 미래세대를 위해 그가 남긴 또 하나의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_ 세계평화인물열전 『김대중,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다.』_ 류상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사진=유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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