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네닭발, 조 사장의 매운 인생 스토리
석호네닭발, 조 사장의 매운 인생 스토리
  • 박상철
  • 승인 2019.09.10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듭된 사업 실패 후 3년간 연구·개발로 탄생한 '닭발'
국내산 재료만 사용...현재 전국 35개 체인점 운영까지
조석호 대표
조석호 대표

‘욕심내지 말고 월 200만원만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5년. 뜨거운 불 앞에서 흘린 땀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연이은 사업 실패의 아픔을 딛고 오로지 맛 하나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석호네닭발’ 조석호 대표를 만나봤다.

그의 하루 일과의 시작은 뜨거운 불 앞에서 시작된다. 매일 3~4시간씩 조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소스를 직접 만든다.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소스는 지금의 석호네 닭발 성장의 씨앗이 됐다. 전국 35개 체인점, 그리고 밀려드는 택배 주문까지 조 대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40대 후반 늦은 나이에 안정적 사업을 꾸린 조 대표의 첫 사회생활은 C사 영업 및 마케팅 업무였다. 성실함을 무기로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틀에 박힌 업무에 실증을 느꼈다. 때마침 연수로 떠난 일본에서 발전된 요식문화에 매력을 느낀 조 대표. 평소 요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우연인지 필연인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고, 곧 회사를 나와 칵테일 바(Bar)를 창업했다.

첫 사업은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잘나가던 사업은 6~7년차에 접어들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창업 10년되던 해 경영악화로 야심차게 시작한 첫 사업은 실패로 끝이 났다. 포기할 수 없었다. 심기일전해 곤드레밥 집을 시작했다. 밥집의 특성상 낮 장사는 어느 정도 유지됐다. 하지만 저녁 장사는 죽 쑤기 일쑤. 저녁 손님을 끌만한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했다.

석호네닭발 주력 메뉴인 닭발 / 사진=석호네닭발
석호네닭발 주력 메뉴인 닭발 / 사진=석호네닭발

새 아이템 구상 중 문득 그의 머리를 스친 건 닭발. 재료 수급도 쉬운데다 대다수 국민들이  좋아하는 메뉴란 점에 착안했다. 곧장 밥집 운영과 동시에 닭발 소스 개발에 몰두했다. 틈틈이 전국 유명 닭발 가게를 찾아 직접 맛보고 소스 연구에 매달리길 3년. 어렵게 마련한 자금으로 2014년 7월 봉명동에 ‘석호네닭발’ 자신의 이름을 건 13평짜리 작은 가게를 마련했다.

‘장사는 자리가 반’이라지만 조 대표 닭발 가게는 봉명동 후미진 곳에 위치했다. 게다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닭발 가게가 인근에 들어서자 망연자실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닭발 맛을 믿었다. 그래서였을까? 입소문들을 탄 그의 닭발 가게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히려 경쟁 가게보다 손님이 넘쳤다. 석호네닭발 맛을 본 많은 손님들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업은 순항했다. 사업 1년 만에 비하점과 오창점 직영을 냈다. 숙박업소가 몰린 곳에 위치한 비하점은 중국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사업이 마냥 순탄치만 않았다. 오창점 주방 화재는 뼈아팠다. 하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밤을 새며 단 하루 만에 주방을 수습해 영업 재개하자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창점의 성장은 ‘석호네닭발’ 재도약의 계기가 됐다.

덩달아 ‘석호네닭발’ 체인 문의도 쇄도했다. 이익을 따진다면야 누구에게나 체인점을 내주겠지만 조 대표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체인점을 내주기 위해 가장 중시하는 게 있다. 바로 ‘절실함’이다. 사업에는 수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바로 절실함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들의 절실함에 자신의 노하우를 더해 동반 성장을 꿈꾼다.

석호네닭발 메뉴 중 닭발 다음으로 인기가 좋은 옛날통닭 / 사진=석호네닭발
석호네닭발 메뉴 중 닭발 다음으로 인기가 좋은 옛날통닭 / 사진=석호네닭발

석호네 닭발 성장 배경엔 조 대표의 피나는 노력. 그리고 모든 원재료를 국내산만 고집하는 그의 원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우수한 재료만을 사용함으로써 지역과의 상생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특히 주재료 닭발은 일반유통이 아닌 농협 목우촌과 직거래를 통해 공급받는다. 손님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닭발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2년 전 서촌동에 ‘석호네 푸드’ 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선 조 대표가 직접 생산한 소스와 원재료를 모든 체인점으로 직접 공급한다. 이를 통해 체인점의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켰고 전국 어디서도 본점과 똑같은 닭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 각지서 ‘석호네 닭발’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석호 대표는 “현재 석호네닭발과 함께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약 130~140의 체인점 식구들이 있다”며 “이들과의 동반성장으로 석호네닭발이 충북을 대표하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을 넘어 전국으로 전국을 넘어 해외로 석호네닭발이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제품 개발에도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인생의 바닥까지 맛본 조석호 대표. 오히려 그 바닥이 지금의 석호네닭발의 힘찬 도약에 발판이 됐다. 여기에 악조건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이야 말로 지금의 석호네닭발을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다. 오늘도 조석호 대표는 자신의 열정만큼이나 끓어오르는 불 앞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