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수? 태풍 피해·가격 하락에 농민들 '울상'
추석 특수? 태풍 피해·가격 하락에 농민들 '울상'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19.09.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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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충북 진천군지부와 초평농협 직원들이 9일 강풍 피해를 입은 초평면 용기리 과수원을 찾아 낙과 수거 등 일손돕기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충북진천군지부 제공
농협 충북 진천군지부와 초평농협 직원들이 9일 강풍 피해를 입은 초평면 용기리 과수원을 찾아 낙과 수거 등 일손돕기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 충북진천군지부 제공

 

올해 '추석 특수'를 기대했던 충북 과수 재배 농민들이 가격 하락에 태풍 피해가 겹치면서 겹시름에 잠겼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13호 태풍 링링의 여파로 도내 시·군 11곳 293.2㏊의 농작물 피해가 났다. 괴산이 87.7㏊로 피해가 가장 컸다. 영동 54.8㏊, 보은 46.1㏊, 제천 35.2㏊, 증평 12.4㏊ 등이 뒤를 이었다.

진천군 덕산읍 구산리의 1만9800㎡(6000평)에서 홍로, 후지 품종을 재배해온 고모(64) 씨는 태풍 영향으로 낙과 피해를 봤다. 수확을 앞둔 사과 30%가 떨어져 상품 가치를 잃었다.

고 씨는 "태풍에 대비해 과수나무를 파이프로 지지하고 가지를 끈으로 단단히 묶었는데 강풍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올해 추석 15㎏ 기준 2500상자를 출하할 계획이었는데 낙과 피해를 입어 절반도 출하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피해를 본 과수농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과일류 가격 하락에 속앓이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9일 기준 사과(홍로) 10㎏ 도매가격은 4만4800원으로 지난해 4만9750원보다 10%(4950원) 떨어졌다.

배(원황) 15㎏ 가격은 2만8600원으로 지난해 4만8150원에 견줘 41%(1만9550원) 폭락했다. 포도(캠벨얼리) 5㎏ 가격은 1만9000원으로 작년 2만800원보다 9%(1800원) 내렸다.

괴산군 장연면 사과재배농가 이모(58)씨는 "올해 사과는 풍년으로 추석을 앞두고 대량 출하돼 예년에 비해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며 "가을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상품가치가 떨어져 가격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병해충 피해를 본 영동군 배 재배농가는 추석을 앞두고 시름에 잠겨 있다

 영동군 조심리의 1만3200㎡(4000평)에서 배를 재배해온 김 모(57) 씨도 낙과 피해를 봤다. 인근 배 작목반 30여 곳은 태풍 영향으로 과수원 30~40%가 피해를 봤다.

김 씨는 "올해 복숭아 순나방 등 해충 피해로 배 상품성이 떨어지고 가을장마에 태풍 피해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배 출하물량이 많아져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충북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강우량이 많지 않아 침수 피해는 적었지만 강풍에 의한 낙과 피해가 많았다"며 "병해충 등 작물에 2차 피해가 나타날 수 있어 방제와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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