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화성살인범' 청주가 범죄도시?
'고유정·화성살인범' 청주가 범죄도시?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19.09.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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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가 때 아닌 '범죄도시 오명'을 쓰고 있다.

올해 가장 흉악한 범죄인 제주 전 남편 강모씨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과 경기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A(56·부산교도소 수감중)씨가 모두 검거 직전 청주에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씨는 제주에서 전 남편 강모(36)씨와 이혼 후 현 남편(37)과 재혼하면서 최근 2년간 청주에 거주했다. 지난 5월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뒤 6월1일 청주의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고씨는 이에 앞서 지난 3월2일 현 남편의 친아들(4)이자 자신의 의붓아들을 청주 자택에서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 남편은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 부부 중 최종 피의자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말 전국을 뒤흔든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A씨도 마지막 검거 당시 청주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1991년 화성연쇄살인사건 마지막 범행 후 1993년 4월부터 부인과 함께 청주에 살았다. 이듬해 1월13일 부인이 가출을 하자 홧김에 처제(당시 19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올해 들어 가장 흉악한 범죄인 두 사건의 마지막 장소가 모두 청주와 연루된 셈이다. 이를 토대로 청주가 '범죄도시'라는 의견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하지만 각종 범죄 통계를 보면 청주를 '범죄도시'라 볼만한 수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찰청의 '지역별 전체범죄의 발생비 추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전국 광역단체 중 범죄 발생이 가장 많은 곳은 제주도였다. 인구 10만명당 4980.5건이 발생했다. 충북은 3264.48건으로 광주, 부산, 대구 등에 이어 전국 8위였다.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기준으로 볼 때 충북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인구 1만명당 335건으로 도세가 비슷한 강원(364건)보다 적게 발생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살인 0.21건, 강도 0.24건, 절도 40건, 성폭력 3.98건, 폭력 55.4건으로 집계됐다.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단체로 놓고 볼 때 살인사건은 3위로 다소 높았으나, 전체적인 살인 건수가 워낙 적은 탓에 지역별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범죄는 강도 6위, 절도 8위, 성폭력 7위, 폭력 12위로 중위권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수년간 발표된 전국 시군구별 5대 범죄 발생률 통계에서도 청주는 한 번도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2016년 경찰청 통계에서도 청주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인구 1만명 당 0.08건으로, 전국 243개 경찰 관할지 중 198위에 그쳤다. 5대 범죄도 1만명 당 116.14건으로 전국 52위였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범죄 도시'에 대한 오해를 풀어줄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한 시장은 지난 23일 간부회의에서 "고유정과 A씨는 범죄 후 청주에 거주해을 뿐"이라며 "최근 여러 강력사건에 청주가 연루돼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5대 범죄 발생이 적고 검거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항섭 부시장도 "A씨는 화성연쇄살인과 다른 사건으로 1994년 구속됐다"며 "마치 청주사람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청주의 이미지가 부당하게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몇몇 사건이 맞물리면서 청주가 범죄도시로 낙인 찍히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외부로 비쳐진 일부 사건만으로 청주의 치안을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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