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늘고, 베트남·태국 새댁 늘었다
국제결혼 늘고, 베트남·태국 새댁 늘었다
  • 뉴시스
  • 승인 2019.11.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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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 발표

 

2010년대 들어 내리막길을 걷던 국제결혼이 2년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동남아를 중심으로 번진 '한류'(韓流) 열풍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혼 부부 셋 중 한 쌍은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 간의 만남이었다. 이밖에 태국 신부도 크게 늘어 국제결혼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3773건으로 1년 전(2만1917건)보다 1856건 증가했다. 2011년부터 6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던 국제결혼 건수는 2017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년째 증가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8.5%로, 2017년(1.0%)에 비해 큰 폭으로 커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내에서의 국제결혼은 2003년 7월 정부가 국제결혼 간소화 조치를 취하면서 2005년께 정점을 찍었다. 공증서 등 서류 없이도 결혼이 가능해 위장 결혼 등 부작용도 속출했다. 이에 국제결혼을 건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졌고, 이민 비자 발급 심사를 강화하는 등 기존과 반대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제결혼 건수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한류 열풍이 이 같은 흐름을 뒤집었다고 통계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전체 건수 중 30.0%가 한국인 남성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한 경우였다. 이 비중은 2016년 27.9%, 2017년 27.7%에서 올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인 남성이 중국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가 21.6%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 수치는 2016년 26.9%, 2017년 25.0%로 최근 3년간 지속해서 하락했다. 과거에는 조선족 등이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재외동포 비자, 방문 취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적 취득이 가능해져 혼인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통계청은 파악하고 있다.

반면 한국 남성과 태국 여성 간 결혼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비중은 2016년 3.3%에서 2017년 4.7%, 2018년 6.6%로 2년간 두 배가 뛰었다. 결국 동남아 출신 한국 댁이 늘면서 국제 결혼 증가세를 이끈 셈이다. 한국 내 전체 혼인 건수가 2.6% 감소할 동안 다문화 혼인은 8.5%가 늘었고,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9.3%)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9.2%다.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아내와 결혼한 경우가 1만5933건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1.8%에 달했다. 전체 다문화 혼인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0%로 1년 전(65.0%)보다 2.0%포인트(p) 올랐다. 한국인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혼인은 4377건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고, 비중은 전년 대비 1.2%p 하락한 18.4%로 조사됐다. 남녀 모두 또는 어느 한쪽이라도 귀화한 경우는 3463건으로, 비중은 15.4%에서 14.6%로 0.8%p 내렸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6605건), 서울(4891건), 인천(1487건) 등 수도권 지역에서 많았다. 경남(1299건), 충남(1185건), 부산(1151건), 경북(1120건) 등에서도 1000건 이상의 국제결혼이 이뤄졌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인천(19.6%), 충북(18.9%), 대구(18.8%), 대전(16.6%) 등에서 높았다. 전체 혼인에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주(12.0%), 충남(10.7%), 전남(10.6%), 전북(10.4%), 충북(10.2%) 등에서 여전히 높지만, 인천(9.8%), 경기(9.7%) 서울(9.1%) 등에서도 10%에 가까운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과거엔 광역시보단 전남, 전북 등 도(道) 지역에서 많았다면 최근에는 수도권 등에서도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농촌을 넘어 전국적으로 국제결혼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 혼인을 한 남편 중 26.9%가 45세 이상이었다. 한국인 남성이 남편인 경우로 좁혀보면 이 비중은 31.3%까지 올라간다. 이 수치는 2016년 28.3%, 2017년 30.6%에 이어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반면 아내는 25~29세의 비중이 27.6%로 가장 컸다.

초혼 연령은 남편이 36.4세, 아내가 28.3세로 8.1세 차이가 났다. 남편이 연상인 부부가 전체의 78.2%였으며 남편의 나이가 아내보다 10세 이상 많은 경우는 49.0%였다. 한국인 간 혼인에선 이 같은 경우가 3.6%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편 다문화 부부의 이혼 건수는 지난해 1만254건으로 1년 전(1만307건)보다 53건 줄어 2012년부터 7년째 감소 중이다. 한국 내 전체 이혼 건수가 2.5% 늘어날 때 다문화 이혼은 0.5% 줄어든 것이다. 전체 이혼에서 다문화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9.4%로 1년 전(9.7%)로 0.3%p 하락했다. 다문화 부부가 평균적으로 결혼 생활을 지속한 기간은 8.3년이었지만, 5년을 채 같이 못 산 경우가 33.1%로 가장 많았다. 국가별로 보면 부부 모두 중국인인 경우가 이혼한 비중이 가장 컸다.

 '다문화 인구'란 한국인과 결혼 이민자 및 귀화·인지에 의한 한국 국적 취득자로 이뤄진 가족의 구성원을 의미한다. 인구동태 통계는 전국의 읍·면·동 및 시·구에 제출된 인구동향조사 신고서와 대법원 가족관계등록자료를 기초로 작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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