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사진도 예술인가?
[포토에세이] 사진도 예술인가?
  • 문상욱 작가
  • 승인 2020.01.17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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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9년 프랑스 다게르에 의해 사진술(다게르 타입)이 발명되었을 당시 사진가는 사진을 만드는 기술자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사진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한편 프랑스가 사진발명을 발표하자 산업혁명의 발상지로 위세가 대단했던 대영제국은 비슷한 시기에 다른 방법으로 사진술(탈보타입)을 발명했지만 선수를 놓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영국은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자신들의 탈보타입 사진술을 산업이 아닌 고급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851년 런던만국박람회에서 사진대전(Great Photography Exhibition)”을 열었고, 1858년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사진전을 개최하고 정부와 귀족들이 많은 사진작품을 구입해 줌으로서 사진을 예술로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사진의 대중화가 촉진되었다. 그리하여 많은 사진가들이 배출되어 세계의 예술 사진계를 이끌게 되었다.

1858년 “임종” 헨리 피치 로빈슨 (영) 5장의 사진을 조합하여 인화한 작품으로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딸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는 몸을 돌려 창밖을 보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너무도 슬프다. 이 작품을 본 영국의 프린스 왕자는 고가에 작품을 구입하였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사진이 예술이냐? 아니냐? 라는 논쟁이 뜨거워져 결국 법원까지 갔다. 1862년에 파리고등법원에서 사진은 분명한 예술적 표현 수단이며, 사진의 저작권도 창작품으로 인정된다.”라는 판결을 내림으로 사진이 예술작품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계에서는 예술작품은 단 하나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창조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한히 복제되는 사진을 하급예술 또는 아예 예술로 취급하지 않는 경향이 적어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는 지속되었다.

1962 앤디 워홀(미) “마릴린 먼로"
“오렌지 마릴린” 미국의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 사진을 이용하여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오렌지 마릴린”은 143억원 호가한다.

 

1962년 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당시 대중적 인기가 대단했던 마릴린 먼로가 자살하자 그녀의 필름을 구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먼로의 초상작품을 찍어냈다. 그는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당시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모더니즘의 미술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예술인 팝 아트 시대를 열면서 사진의 관심과 위상이 높아졌다. 1980년대 들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질 좋은 사진을 크게 인화할 수 있게 되고 사진의 예술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미술과 사진의 경계가 허물어져 지금은 당당한 예술로 대접받고 있다.

 

1992 안드레아스 그루스키 (독) “라인강”라인강을 촬영한 사진작품이 48억원에 거래되었다.
1992 안드레아스 그루스키 (독) “라인강”라인강을 촬영한 사진작품이 48억원에 거래되었다.

 

 

 

 

문상욱 작가 중부대 사진영상학과 대학원 졸업, 이마고사진학회 회장, 한국사진교육학회 회원, Light House 한국사진문화원 대표,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ICA 현대미술협회 부회장, 후기에스펙트 미술협회 운영위원이며, 국제사라예보겨울축제 초청 “한국현대사진전” 감독, 한국흑백사진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충북예총 회장, 한국예총 이사, 청주문화의집 관장 등을 역임하였고, 개인전 8회와 300여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을 개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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