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가 故이재학 PD 죽음을 애도했다
방송계가 故이재학 PD 죽음을 애도했다
  • 박상철
  • 승인 2020.02.06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일, 한국PD연합회와 방송작가유니온 성명서 발표
사진=한국PD협회
사진=한국PD연합회

방송계서 故이재학 PD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서가 발표됐다.

6일, 한국PD연합회는 ‘이재학  PD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제하 성명서를 내고 이 PD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면서 정의로운 방송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이번 문제는 해당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지역민방, 거의 모든 방송사가 비슷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방송 생태계를 위해 이제라도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학 PD의 억울한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 힘 있는 측의 갑질이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며 “지금대로라면 제2, 제3의 이재학 PD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PD연합회는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PD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건강한 방송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눈물을 삼키며 다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역 방송사 모 PD는 “먼저 고 이재학 PD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그가 정규직PD와 다를 바 없이 일했지만 정규직으로 인정 받지 못한 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게다가 1심 법원도 이 PD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사진=방송작가유니온 홈페이지
사진=방송작가유니온 홈페이지

비정규노동자의 참담한 죽음 반복돼선 안돼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도 故이재학 PD의 황망한 죽음을 애도를 표하며 방송 비정규직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위장 프리랜서를 근절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유니온은 “해당 방송사는 사과하고, 고인이 죽음이라는 극한 방식을 통해 호소했던 억울함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풀어주길 바란다”며 “문제가 불거진 방송사 뿐만 아니라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를 비롯한 타 방송사도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인정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산업은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불리며 방송사 비정규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차별을 감내해야만 한다”며 “방송사 비정규노동자들은 ‘프리랜서’라는 허울 아래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방송계 대표적인 비정규노동자인 방송작가는 故 이재학 PD의 황망한 죽음에 내 일 같은 고통을 느낀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방송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를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모 방송국 관계자는 "프리랜서 PD 죽음은 방송산업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방송사 내부에 이런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사회의 부조리한 부분을 알리고,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번 일로 방송 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故이재학 PD의 죽음

지난 4일, 오후 8시쯤 청주시 상당구 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이 PD(38)가 숨져 있는 것을 그의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의 집에서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억울하다”는 그간 힘들었던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난  유서가 발견됐다.

이 PD는 지난 2004년 청주의 모 방송사에 프리랜서 PD로 입사해 14년 동안 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규직 PD와 같은 일을 했던 그는 2018년 회사에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이유로 이 PD를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고,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 PD는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PD는 홀로 1년 넘게 회사와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에도 심적 고통을 호소한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경찰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아며, 유족들은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