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어르신에 미용 봉사한 요양보호사
요양원 어르신에 미용 봉사한 요양보호사
  • 뉴시스
  • 승인 2020.04.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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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노인전문요양원 박정운 요양보호사 어르신들 머리손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각 분야에서 어려움이 속출하고 있다.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 쇠약한 어르신들을 모신 요양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7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 내성리 증평노인전문요양원 현관에는 코로나19와 독감 예방을 위해 방문·면회를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설연휴가 끝난 지난 1월 말부터 두 달이 넘는 동안 이곳 요양원에는 외부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졌다.

요양 어르신 82명과 보호자들의 만남도 잠시 중단됐다.

이와 함께 어르신에게 제공하던 이·미용 서비스와 빨래를 돕던 봉사자들의 손길도 멈췄다.

이런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전 직원은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로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중에 한 가지가 어르신들의 머리 손질이다.

외부 이발관과 미용실에서 주기적으로 방문해 이·미용 서비스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부인의 방문이 제한되면서 어르신들의 머리 손질이 급선무였다.

이런 곤란한 상황에 요양원 내부에서 재능기부자가 나섰다.

2008년 7월 증평노인전문요양원 개원과 함께 입사한 박정운(여) 요양보호사가 이·미용 장비를 들었다.

전에 미용실을 운영했던 그였기에 재능기부를 기꺼이 자원했다.

박 요양보호사는 평소 심리적 불안감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필요한 것을 찾아 해결해 주는 요양보호사로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다.

 요양보호사가 이·미용 장비를 드는 것은 근무시간이 아닌 휴무일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쉬는 날이면 2시간 이상 구슬땀을 흘린다.

박 요양보호사는 "코로나19로 가족들도 요양원을 방문할 수 없어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는 게 중요하고 머리 손질도 그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흥식 원장도 "코로나19로 외부인 방문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어르신들의 머리 손질"이라며 "이·미용 기술이 있는 박정운 요양보호사가 쉬는 날인데도 재능기부를 해줘서 어르신들의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요양원 내 직원들의 노력이 코로나19에 더욱 빛을 발하지만, 지역사회와 주변 기관에서의 도움도 큰 힘이 된다.

동방팜스가 미니 돈가스(아란치니) 71봉지를, 충북도청과 증평군청,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소독용품과 마스크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에너지 음료를 각각 후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증평센터는 마스크를, 증평러브레터 밴드에서는 손소독제를 보내오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증평노인전문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 1·2등급 판정자들이 요양하고 있다.

의료재활, 영양지원, 치매예방·관리, 여가지원, 정서지원 프로그램과 특화 프로그램 등의 서비스를 한다.
개원 10주년을 맞은 2018년에는 장기요양기관 대상을 받았고 보건복지부 장관상, 장기요양기관 우수 프로그램 기관 선정 등 많은 수상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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