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분기 전국 생산·소비 11년만에 최저
코로나19로 1분기 전국 생산·소비 11년만에 최저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0.05.20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청, '2020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 발표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를 강타한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생산 실적이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 역시 11년 만에 최저치까지 후퇴했다. 광공업 생산이나 고용 등 다른 경제 지표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감지됐다.

20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0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서비스업 생산 실적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1분기 기준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 대비 후퇴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1.1%) 이후 11년 만에 있는 일이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9% 줄었다. 역시 2009년 1분기(-4.5%) 이후 1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던 시기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부문이 전국에서 즉각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관광객이 급감한 제주(-10.3%)와 확진자 수가 많았던 대구(-4.4%)·경북(-4.3%)을 포함해 전국 14개 시·도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다.

강원(-4.2%), 인천(-4.0%), 부산(-3.4%), 대전(-2.9%), 충북(-2.6%), 충남(-2.6%), 울산(-2.3%), 경남(-1.9%), 전북(-1.0%), 전남(-0.4%), 광주(-0.3%)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생산이 증가한 지역은 서울(2.3%)뿐이었고, 경기(0.0%)는 전년 대비 변동이 없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등에서 생산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제주(-23.8%), 대구(-26.0%), 경북(-23.0%) 등에서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소매판매는 전남(3.9%)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모두 뒷걸음질했다. 역시 제주(-14.8%), 대구(-9.9%)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이밖에 인천(-9.1%), 서울(-7.9%), 대전(-7.5%), 부산(-6.5%), 광주(-5.6%), 울산(-5.2%), 충북(-4.0%), 강원(-3.5%), 경기(-2.3%), 전북(-2.2%), 충남(-1.7%), 경북(-0.5%), 전남(-0.5%) 등에서 줄줄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부진 폭이 특히 컸던 제주와 인천에선 면세점 매출이 각각 -47.0%, -41.5% 급감했다. 대구에선 백화점(-30.4%) 매출의 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관련 통계가 지역별로 나뉘어 작성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수치가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광공업 생산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기준 광공업 생산은 전국적으로 4.9% 늘었지만,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이례적으로 컸던 경기(22.9%)를 포함해 세종(11.4%), 전남(1.6%) 등 3개 시·도에서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전국적으로는 2.2%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6개 시·도에서 실적이 늘었던 것을 보면 코로나19의 타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김 과장은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고용에도 타격이 있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고용률은 59.9%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 4분기(0.5%p)보다 상승 폭이 둔화된 것이다. 대전(1.8%p), 서울(1.1%p), 울산(0.9%p), 전남(0.9%p), 강원(0.8%p), 충북(0.8%p) 등 고용률이 오른 시·도는 10개로, 지난해 4분기(13개)보다 줄었다.

수출 지표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전국 수출은 1년 전보다 1.4% 감소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던 지난해 3분기(-12.3%)나 4분기(-11.7%)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던 대전(25.3%)과 충북(11.0%), 제주(10.9%) 등에선 증가했지만, 전남(-11.5%), 전북(-9.9%), 대구(-8.3%), 부산(-7.7%), 강원(-7.5%) 등에선 부진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4월부터 전국적으로도 타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통계청은 예측했다.

올해 1분기 전국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세종(302.4%)과 울산(157.7%), 충북(109.7%) 등에서 주택, 발전·송전, 관공서 등 수주가 늘면서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인천(-53.3%), 전남(-30.2%), 제주(-25.3%), 광주(-22.8%) 등 8개 시·도에서 후퇴했다.

소비자물가는 모든 시·도에서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1.2% 상승했다. 강원(1.6%), 제주(1.4%), 전남(1.3%), 전북(1.3%), 충북(1.3%), 경기(1.3%), 광주(1.3%), 인천(1.3%), 대구(1.3%) 등에서 비교적 오름폭이 컸다.

인구 이동 동향을 보면 경기(4만4994명)와 서울(3847명), 세종(3544명) 등 3개 시·도로만 인구가 순유입됐다. 나머지 14개 시·도에선 인구 순유출이 나타났다. 경북(-9859명), 전남(-7421명), 경남(-5750명), 인천(-4579명), 전북(-4273명) 등에서 유출 규모가 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