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현(16) 양, 충북 최초 '학교 밖 학력' 인정
신예현(16) 양, 충북 최초 '학교 밖 학력' 인정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0.05.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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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중단 청소년 학력인정 사업' 시행 후 첫 중학교 졸업생 배출
25일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으로부터 졸업 인정 증명서를 전달받는 신예현 양.
25일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으로부터 졸업 인정 증명서를 전달받는 신예현 양.

 

사정에 의해 학교를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의무교육 단계 미취학·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학력인정 사업'이 시행 2년 만에 첫 결실을 맺었다.

결실의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개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한 신예현(16) 양이다. 신 양은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아 향후 원한다면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해졌다.

도교육청은 '의무교육 단계 미취학·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학력인정 사업'을 위해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과 협약을 하고, 초·중학교 학업중단 청소년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한 맞춤형 학력인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업중단 청소년들은 이 사업을 통해 학업중단 이전의 정규학교교육과정, 학습지원 프로그램, 온라인 교육과정, 학교 밖 학습경험(자격증 취득, 직업훈련기관 학습경험, 검정고시 과목 합격 등) 등을 제공받는다.

이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학력 인정 평가를 거쳐 초·중학교 학력을 인정받는다.

현재 도내에는 28명(초 3명, 중 25명)이 프로그램 학습자로 등록해 학업을 지속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들에게 동행 카드를 제공해 월 1회 10만 원, 연간 최대 5회 50만 원의 경제적 지원을 병행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동행 카드와 학습 지원 사업 등으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예현 양과 일문일답.

-충북 첫 수혜자인데 소감은.

 "일단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수여식까지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지난해 말쯤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 청소년 센터로 연계돼 이런 제도를 안내받은 뒤 많은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학력 인정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지난해 10월 말부터 인터넷 강의 700시간과 야간학교 보조 교사 봉사활동을 하며 평가를 준비했다. 인터넷 강의는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듣기도 했으며, 저녁에는 야간학교에서 하루 세 시간 정도 봉사활동을 했다. 야간학교에서 보조 교사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어르신들에게 한글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처음 해보는 거라서 신기하기도 했는데 정도 많이 붙고 봉사에서 성취감과 뿌듯함도 느꼈다. 이사를 하지 않는 한 봉사활동은 계속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또래보다 아주 느리거나 뒤처지는 건 아닌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후 취업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격증도 따고 싶은데 뚜렷하게 정하지 못했다. 취업해서 잘 먹고 잘사는 것 꿈이다."

-본인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나의 선택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 열심히 잘 한 거 같다. 다시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의미다. 도움 주신 봉사센터에 감사드리고 싶다. 야간학교가 대중 알려진 봉사센터가 아니다 보니 주변 고교 봉사동아리밖에 없는데 저를 따뜻하게 받아 준 것도 감사하고 거기에서 도움 많이 받았다. 야간학교 힘든 시기인데 대중이 많이 알아주고 관심 둬 줬으면 좋겠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많이 힘들기는 했다. 졸업해야지 하면서 버텼던 거 같다. 인터넷 강의 듣는 것보다 평가 기간 제출해야 하는데 파일 제출 등 해본 적이 없어서 아주 어려웠다. 학교를 나온 후 마음 못 잡았는데 공부하는 계기 생기고 봉사도 접한 거니까 많은 것을 알고 가는 것 같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봉사활동 말고도 다른 시간 채울 수 있는 것 많다.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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