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국가 1호, 대한민국의 거울 ‘일본’
인구소멸국가 1호, 대한민국의 거울 ‘일본’
  • 임해성 대표
  • 승인 2020.06.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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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콜먼(David Coleman) 옥스퍼드대 교수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소멸 국가 1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였다. 실제로 출생율 하락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2100년 한국의 인구는 지금의 절반도 안 되는 2천만 명으로 줄어들고, 2300년이 되면 사실상 소멸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는 전망이다.

2019328일 통계청은 심각한 저출생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2028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9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불과 1년이 지난 2020325일 통계청은 자신들의 전망치를 수정하였다. 우리나라의 연간 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이 예상보다 무려 8년이나 앞당겨져 올해인 2020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됐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세계 주요국 가운데 우리와 같은 고령화나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를 겪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일본이 겪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하에서의 경제에 대한 대응과 시행착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5월말에 번역서를 한 권 출간하였다. ‘위험한 일본경제의 미래라는 제목의 책이다. 지금과 같은 바로 이러한 시점에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을 소개하게 됨을 무척이나 기쁘게 생각한다.

모든 법칙에는 전제가 있다. 물이 100도에 끓는다는 법칙에는 1기압과 순수라는 전제가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모든 경제이론과 법칙은 인구의 유지 혹은 증가를 전제로 한 모델이다. 그 전제가 바뀌게 되면 지금까지의 사고와 행동의 예측결과가 전부 틀어지게 되는 이른바 패러다임 시프트를 경험하게 된다. 일본은 그렇게 30년의 세월을 잃었다.

천 년 이상 일본을 이끌어 오던 역사에서 식민지를 거쳐 최근 100년간 우리는 일본의 뒤를 따라 걸었다. 한국을 알고 싶다면 일본을 보라고도 했었다. 하지만 IMF 이후 우리는 주요 산업에서 일본을 추월했고, 착실하게 따라잡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일본을 추월한 것은 1인당 GDP만이 아니다. 신생아 출생률도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에서 가장 낮고, 고령화 속도도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우리에게 있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거울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지만, 일본이 다소 앞서서 경험한 저출생 고령화의 문제와 동일한 시기에 경험하는 기술혁신(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파고 앞에서 1인당 노동생산성과 1인당 GDP를 어떻게 유지 혹은 증가시킬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수축사회의 숨통을 열고 활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의 이해와 정책 수단, 최근 코로나사태로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전향적인 상상에 이르기까지, 가까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선택지에 대한 학습비용을 덜어줄 수 있는 좋은 참고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길을 찾아낼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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