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 지키겠다" 축산 농가의 외침
"생존권 지키겠다" 축산 농가의 외침
  • 박상철
  • 승인 2020.06.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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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업고 인근 축산 농가와 주민들 지난 12일부터 집단 농성 돌입
14일, 축산 농가와 환희리 마을 주민 10여명이 사천동성당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 사진=박상철
14일, 축산 농가와 환희리 마을 주민 10여명이 사천동성당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 사진=박상철

충북 청주시 양업고 인근 신축 축사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농가들의 집단 움직임이 시작됐다.

해당 농가 농민들은 지난 12일,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천주교 청주교구 사천동성당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천주교 청주교구에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이들은 천주교 청주교구에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14일, 사천동성당 앞에는 양업고 인근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농민들과 환희리 마을 주민 등 10여명이 천막 농성을 펼쳤다.

이들은 ‘고결(固結)한 신부님이 불쌍한 농민 다 죽이네!!’, ‘축산농가 죽이는 장홍훈 신부님 천국 가세요.’, ‘농민 죽이는 양업고는 농촌에서 떠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천주교 청주교구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최현섭 씨는 전재산을 투입해 축사를 신축했지만 양업고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축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 사진=박상철
최영섭 씨는 전재산을 투입해 축사를 신축했지만 양업고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으로 축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 사진=박상철

양업고는 천주교 청주교구가 지난 1998년 교구 설정 40주년을 기념해 학교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한국 가톨릭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다.

10년째 양업고 인근에서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정헌모 씨는 “우리 농가들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양업고와의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고자 교구청 앞에서 농성을 펼치게 됐다”며 “학생들에게는 학습권이 걸렸다고 하지만 농가는 먹고 사는 문제 생존권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 농가와 주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사진=박상철
축산 농가와 주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사진=박상철

그러면서 “우선 26일 충북도 행정심판위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농성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만약 허가 취소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 농가들은 어떠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 3월부터 양업고 인근 900평 부지에 신축 축사를 건설 중인 최영섭 씨도 “빚까지 내가며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축사 신축을 했는데 현재 운영조차 할 수 없으니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내 모든 재산이 걸려 잇는 만큼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미사 참여를 위해 사천동 성당 찾은 교인이 피켓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박상철
미사 참여를 위해 사천동 성당 찾은 교인이 피켓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박상철

사천동성당 한 교인은 “뉴스를 통해 양업고 관련 소식은 알고 있었다”며 “축산 농가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가는 만큼 서로 완만한 협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업고는 지난 3월부터 학교 주변 300m 이내에 건립 중인 축사 3개동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옥산면장을 상대로 '건축허가처분 등 취소청구' 행정심판을 냈다. 그 결과는 오는 26일 충북도 행정심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매일 농성을 펼치고 있는 농가와 주민들 / 사진=박상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매일 농성을 펼치고 있는 농가와 주민들 / 사진=박상철

한편, 이 같은 논란에 허가관청 청주시는 ‘적법한 허가 절차에 의한 축사 건축’이라는 원론적인 대응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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