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3년 전 물난리 상처 '아물지 않았다'
청주 3년 전 물난리 상처 '아물지 않았다'
  • 이민우
  • 승인 2020.07.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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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피해 본 한계리 한 주민 3년째 '고통 호소'
당시 청주시 복구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진행 안돼
3년 전 수해 당시 A씨의 집 앞 모습
3년 전 수해 당시 A씨의 집 앞 모습

지난 2017년 청주에서 발생한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한 시민이 수년째 불안에 떨고 있다. 당시 수해 복구를 약속한 청주시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당시(2017년) 폭우로 가덕면 한계리 일부가 큰 수해를 입었다. A씨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집 앞 천이 넘치면서 고립됐고, 이용하던 농로가 쓸려 내려가는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해 이후 약해진 지반 때문에 많은 비가 오는 날이면 구거(하수구)가 막혀 천이 넘쳐 번번히 집에 고립된다"며 "이럴 때마다 귀중품만 챙겨 집을 도망치듯 나온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씨가 장마철마다 막히는 구거(하수구)를 가리키고 있다.
A씨가 장마철마다 막히는 구거(하수구)를 가리키고 있다.

당시 수해로 A씨가 주로 사용하던 농로와 농지가 훼손돼 현재까지도 1500여 평 당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등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A씨는 "3년 전 수해복구 작업 당시 관할관청 청주시로부터 상부에 보(축대)를 쌓고 연못을 만들어 토사 유입을 예방할 것을 약속 받았다"며 "하지만 이후 정비 요청 구간이 개인사유지라는 이유로 토지주가 정비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며 지금도 수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가덕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사유지에 대한 수해 원상 복구를 약속한 사례는 보기 드물다"며 "현재 A씨가 피해를 본 지역은 사유지로 장비를 지원해 무너지지 않게끔 임시복구만 가능할 뿐 영구적인 복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도 통행하지 않는 다리

왜 만들었나?

수해복구 당시 청주시가 복구한 가덕면 다리 모습
수해복구 당시 청주시가 복구한 가덕면 다리 모습

A씨는 또 다른 의문을 제기했다. 정작 수해 피해 본 곳의 복구는 이뤄지지 않은 채 당시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곳에 다리 두 개가 설치됐다는 것.

A씨는 "수해로 불편을 겪고 있는 곳은 복구를 진행하지 않은 반면 시는 정작 엉뚱한 곳에 왜 다리를 만들었는지 의문"이라며 "당시 청주시가 다리를 만든 곳은 컨테이너 박스 하나만 있었을 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자 일부 공무원들은 예산이 없어서 공사를 못해 준다고 말하는데 이 두 다리 건설로 예산이 부족한 건 아닌가?"라며 "실제 주민 민원이 발생한 지역 복구는 미뤄둔 채 사람도 살지 않는 곳에 축대를 쌓고 다리를 놓아주는 청주시의 행정이 한심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청주시 하천방재과 소하천팀 관계자는 "해당 다리 두 곳은 기존에 설치돼 있었던 다리"라며 "지난 수해 망가져 기능 복구 공사가 진행 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가 복구를 요청한 곳은 단순 구거 지역일 뿐 소하천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축대나 다리 설치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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