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코로나 첫 확진자, 판정까지 37시간 걸린 이유
영동 코로나 첫 확진자, 판정까지 37시간 걸린 이유
  • 박상철
  • 승인 2020.07.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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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A씨 연관관계 뚜렷하지 않아 응급검체로 분류 안돼
영동군 인근 검사기관 부재로 대전 거쳐 용인서 검사 진행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최근 충북 영동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해당 환자의 확진 판정에 걸린 시간이 기존 알려진 시간(6시간) 보다 6배 이상 소요돼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충북도는 영동에 사는 60대 여성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1일 오후 8시20분 검체 채취를 한 뒤 13일 오전 9시45분에서야 최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체 채취 후 37시간 만이다.

앞서 지난 2월 보건당국은 새로운 코로나19 진단키트 도입으로 확진 판정에 걸리는 시간을 6시간으로 크게 앞당긴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코로나19와 연관 관계
뚜렷하지 않아

본보가 확인한 결과, A씨의 확진 판정이 늦었던 이유는 당시 A씨 진술에 따른 코로나19 연관관계가 적었다는 점과 영동군 인근 검사기관 부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동군보건소 관계자는 “A씨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진단 검사에서 최근 2주 이내에 코로나19 위험·감염지역 방문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경험이 없는 등 특이사항이 없어 연관(코로나19) 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이런 이유로 응급검체로 판단되지 않아 다음날 검체 검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의심 증세와 함께 코로나19 위험·감염 지역을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면 응급검체로 분류돼 즉시 검사를 의뢰했겠지만 A씨는 연관 관계가 적었다”고 말했다.

영동군보건소에 따르면 해당 지자체서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발생되면 즉시 검체를 채취한다. 이후 대전 소재 민간위탁기관 검사를 위해 검체를 수거해 가는데 수거 시간은 오전 11시30분과 오후 4시30분 두 차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11일 오후 8시20분 검체를 채취했지만 연관 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기존 방식대로 다음날 오전 11시30분에 검체 수거가 이뤄졌다. 다시 말해 15시간 만에 검체 수거가 된 것이다.

 

영동→대전→용인
검체 이동에 이동

영동에서 대전 민간위탁기관으로 옮겨진 검체는 즉시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대전 인근 지자체서 수거된 검체들과 취합해 다시 경기도 용인 소재 검사기관으로 보내진다.

일정 수량의 검체가 용인 검사기관에 모이면 본격적인 검사가 진행된다. 한 차례 검사에 양성 판정이 나오더라고 재검 과정은 필수다. 재검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와야지만 최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동군보건소 관계자는 “지역 취약성이 있다. 대도시 같은 경우 실시간으로 인근 검사기관으로 검체를 보내기도 하지만 영동군과 같은 작은 지자체 한 건 의심 검체가 있다고 해서 수시로 보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인(人)편으로 검체를 보내다 보니 이동 시간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동군 첫 환진자 A씨의 감염 경로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동선과 접촉자를 모두 조사했지만,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추가 역학조사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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