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추억 여행지-복합문화공간 '터무니'
도심 속 추억 여행지-복합문화공간 '터무니'
  • 박상철
  • 승인 2020.07.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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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 개조...60·70년대 추억 여행 공간 마련
다양한 '공예 체험프로그램 및 한옥스테이' 운영

 

문화공간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딱히 한마디로 어떤 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시대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면서 차 한 잔을 즐기는 것은 기본이다. 강사들의 특강도 열리며, 다양한 주제로 토론도 진행된다. 이른바 복합문화공간 전성시대다. <세종경제뉴스>는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충북 청주 복합문화공간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다락방의 불빛
2. 터무니
3. 온몸

청주시 영운동에 위치한 '터무니'
청주시 영운동에 위치한 '터무니'

몇 년 전부터 공간재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보수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에 머물렀던 역사와 스토리를 새로운 가치로 제안하는 것이 공간재생의 핵심이다. 낡아서 사람들이 외면하며 기능을 잃은 공간들이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로 스토리를 만들고,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9년 3월 상당구 영운천로 55번길, 도심 속 터무니 있는 공간이 등장했다. 영운동은 한 때 중앙동‧성안동‧탑대성동과 함께 대표적인 구도심 생활권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단지가 옮겨가고 인근에 용암지구, 분평지구가 들어서며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다. 사람이 떠나고 터무니만 남은 한옥 공간을 다시 살려보자는 마음에 이수경 터무니 대표는 7개월가량 손수 다듬고 매만져 모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터무니’를 재탄생 시켰다. 

이수경 대표
이수경 대표

빗장이 있는 나무 대문을 열고 터무니로 들어섬과 동시에 과거로의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탁 트인 정원에는 어릴 적 추억 속에만 간직해 오던 아기자기한 옛 소품들이 등장한다. 정겨운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고 작두 펌프가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하다.

공간 한 켠, 6·70년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 옛날 학교 교실과 점빵 등 특별한 공간이 숨어 있다. 교실에는 칠판, 풍금, 오래돼 삐걱거리는 걸상과 의자가 세월의 흔적과 잊고 지낸 옛 시절의 기억을 방울방울 떠오르게 한다. 오락기, 불량식품 등은 어린 시절 재미있게 즐겼던 소소한 재미들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터무니에서는 다채로운 공예 체험 및 행사가 매달 진행된다.
터무니에서는 다채로운 공예 체험 및 행사가 매달 진행된다.

터무니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공예체험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일정 체험비를 내면 음료를 제공하고 컬러테라피, 금속공예, 가죽공예, 도자기공예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비누 만들기, 달고나 등의 복고체험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기업 및 단체를 위한 맞춤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한옥체험업’에도 등록된 터무니에서는 한옥스테이 체험도 운영한다. 독채로 마련된 한옥엔 옛 가구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황토방은 투박하지만 개별 화장실까지 모두 갖춰 불편함이 없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멋스러운 한옥에서 한국적인 멋을 느껴볼 수 있다는 이색 체험 덕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도 높다.

60~70년대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터무니
60~70년대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터무니

터무니는 옛 추억을 소환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모토인 ‘터무니 잇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를 바탕으로 한 달에 한번 문화 복지 프로그램 ‘가족힐링톡톡’을 운영한다. 지역 소외 및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으로 이들을 초청해 저녁을 제공하고 각종 심리 케어 상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 힘을 북돋아주고 있다.

이수경 대표는 “터무니는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문화체험스테이”이라며 “동네 문화와 추억의 장소가 사라져가는 현실에 ‘터무니’는 문화 재생을 통해 누구나 함께 하고 따뜻한 나눔이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말했다.

터무니에서는 한옥스테이 처험도 가능하다.
터무니에서는 한옥스테이 처험도 가능하다.

시대의 속도와 변화 속에 정겨운 풍경들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각종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해도 추억과 향수를 대신 할 수는 없다. 터무니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이 접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신비감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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