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 미스터 트롯, 임영웅이 ‘진’ 수상자가 된 이유가 무엇 일까?
[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 미스터 트롯, 임영웅이 ‘진’ 수상자가 된 이유가 무엇 일까?
  • 조동욱교수
  • 승인 2020.08.1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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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35%에 이르는 엄청난 인기 프로였던 미스터 트롯, 아직도 그 여운과 감동이 진하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나는 나중에 들었지만 임영웅이 부르는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바램에 솔직히 맛이 갔다. 거기에 영탁이 부르는 막걸리라는 노래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묻어나와 한 참을 울먹이며 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그러면 여기서 하나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바로 미스터 트롯의 수상자 세 명이 왜 수상자가 되었냐는 것이다. 우선 미스터 트롯 수상자 3인은 노래의 음 높이 변화 폭에 상관없이 음에 실리는 에너지를 동일하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일반인들이나 가창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경우 음 높이가 낮으면 여기에 실리는 에너지도 낮아지고, 음 높이가 높으면 여기에 실리는 에너지도 함께 상승하는 다시 말해 음 높이의 변화에 따라 노래에 실리는 에너지도 함께 비례하여 변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노래에 실리는 에너지가 낮아진 부분에 있어서는 맥없이 들리게 되어 노래의 부분 부분에 따라 감흥이 있는 곳도 있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 존재하게 된다. 이에 비해 미스터 트롯 수상자인 임영웅, 영탁, 이찬진의 경우 아래 그림 1 ~ 그림 3과 같이 음의 높낮이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에너지가 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여기서 파란색은 음 높이의 변화 궤적, 녹색은 에너지의 변화 궤적)

같은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가창력에 있어 최고 수준으로 생각하는 김범수[그림 4]와 박정현[그림 5]도 같은 모양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에 비해 본인이 가창력이 있다고 생각하여 노래 경연대회에 나온 사람[그림 6]의 궤적은 언급한 5명과는 확연히 다른 궤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스터 트롯 수상자 3인의 공통점은 가사전달력이 대단히 뛰어 났다는 것이다. 이는 주파수 변동률과 진폭 변동률 등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호흡과 공명을 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마치 대화할 때의 말 전달력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바로 가사가 입에 베일 정도로 연습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괜히 수상자가 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데이터이 된다. 그러면 이런 가운데 왜 임영웅이가 수상자가 되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이것은 음성에 실리는 에너지 수치로 확인이 된다. 임영웅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음성에 실리는 에너지를 작고 부드럽게 실었다. 한마디로 트롯트 라기 보다는 트롯트 형식을 빌린 발라드풍으로 아주 부드러움을 느끼게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다. 스마트사회에 살고 있는 현재 IT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이제 현대인들은 말을 하는 시간보다는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인들의 경우 하루에 말하는 시간이 30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과거에는 크고 강한 소리를 선호하였다면 이제는 부드럽고 진중하며 잔잔한 소리를 좋아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일예로 과거에는 웅변학원이 있었다면 이제는 스피치 학원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같은 이치로 예를 하나 들면 과거에는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이순신역으로 유동근이나 서인석이 나왔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크고 강한 소리의 소유자들이 아닌 사람들이 출연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통령 역도 김명민, 안성기, 이순재 등이 주연을 맡는 것도 음성과 소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호도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추정된다. 이런 소리에 대한 선호도 변화가 금 번 미스터 트롯의 인기투표에 반영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강하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 부드럽게 감정을 실어 노래를 부른 사람이 수상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크고 강한 소리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와 달리 IT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크고 강한 소리보다는 부드럽고 잔잔한 소리를 좋아하는 것이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 잡았다. 만일 10여 년 전에 이 같은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미스터 트롯의 투표 결과가 지금과 다르게 나왔을 것이다. 차기 대선 후보들 중 1, 2위로 거론되는 사람들도 크고 강한 소리 소유자들이 아닌 부드럽고 낮은 소리 그리고 안정감과 진중함을 느끼게 하는 소리를 낸다는 것도 이 같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선호하는 소리가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어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재는 크고 강한 소리보다는 부드럽고 진중하며 잔잔한 소리를 선호하는 것이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 잡았고 금 번 미스터 트롯에서도 이 같은 선호 소리에 대한 경향이 수상자 등급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성 분석 전문가다. 조 교수가 체계화한  음성 분석 이론은 학계는 물론 여러 사회분야에서 인정받아 LG학술상, 한국통신학회 우수 논문상, ICT전략기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2018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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