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의 공통 분모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의 공통 분모
  • 임해성 대표
  • 승인 2020.08.1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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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몇 차례의 혁명을 거치면서 독점과 반독점이 반복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1차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농업혁명(신석기혁명)기에 농산물의 독점 구조 속에서 왕과 계급, 그리고 국가가 탄생하였다. 그리고 집단적인 노동이 발생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차산업에 종사하였다.

2차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업혁명(산업혁명)기에는 생산수단과 공업제품의 독점 구조 속에서 자본가와 기업이 탄생하였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대량의 임금노동이 이때 시작되었다. 대항해시대의 성취를 바탕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땅들이 극소수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다.

3차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혁명(정보혁명)기에는 새로운 땅을 선점한 지식노동자라는 새로운 형태의 귀족과 포털이 출현했다. 산업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1차산업, 2차 산업의 종사자가 줄어들고 3차산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비율이 극적으로 증가한다.

이제 4차산업혁명(모든 것이 서비스가 되는 서비스혁명)기에는 플랫폼이라는 독점의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거부가 출현했다. 이 번에는 놀랍게도 노동현장에서 사람들이 사라지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다. 사람들은 일부 고도의 지식노동자와 저렴한 임노동자로 재편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플랫폼 독점의 결과는 마스크의 증가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 그런 가운에 모바일과 인터넷 뒤의 플랫폼과 언택트 기업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연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가? 저 마스크가 반독점의 상징이 되고, 우리가 다시 연결되리라는 무지개 와도 같은 약속이 되는 데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까. 그 해결의 열쇠 가운데 하나로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공동체의 가치 회복과 자본주의 유지의 중요한 수단이 되는 기본소득이다.

4차혁명시대에는 AI와 자동화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하여 '생산점'을 지킬 것이다. 로봇세로 대표되는 생산점에의 과세와 '소비점'을 차지하는 기본소득과 인구정책으로 GDP감소와 경상수지 적자 도래를 뒤로 미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나 사회정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이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에 대해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의 취업의지와 취업률에 크게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실패라고 보는 관점은 중요한 질문을 놓친 것이다.

그들은 기본소득이 얼마나 '생산'에 공헌했는를 묻는다. 허나 세상은 이미 지금도 충분히 공급과잉이다.

기본소득은 얼마나 '소비'에 공헌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기본소득이 경제정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GDP를 유지하거나 성장하려면 생산이 문제가 아니라 그게 팔려야 하는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젊은이들이 많은 국가와 달리 저출산 고령화에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력의 유지, 증가가 아니라 구매력의 유지, 증가가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의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기본소득에 관한 생산적인 논의가 본격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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