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평가로 국민재산 지킬 것”
“신뢰받는 평가로 국민재산 지킬 것”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0.08.3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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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첫 3년 임기 회장, 회원 권익·국민 신뢰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김순구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은 도전적이고, 활동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충북 출신으로 전국 4200여 감정평가사를 이끄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에 취임하기까지, 그의 행보는 도전과 성취의 기록이었다. 16대 회장으로 임기 3년차를 맞은 김순구 회장을 만나 감정평가사의 중요성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2019년 3월 6일,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창립 이래 최초로 현 회장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진행했다. 협회 3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재신임 투표는 김순구 회장의 약속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이 2018년 16대 회장 선거 당시 공약했고, 약속을 지킨 것이다.

재신임 투표를 앞두고 김 회장과 집행부는 적지 않은 우려를 했다. 재신임 받지 못하거나 재신임되더라도 득표율이 저조하면 추진하는 일들이 자칫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결과는 압도적 재신임. 4200여명 전회원을 대상으로 이틀간 진행한 전자투표에서 김 회장은 유효투표수 3175표 중 2931표의 찬성표를 획득했다. 회원의 92.3%가 김 회장 체제 1년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지지를 표한 것이다.

놀라운 결과였고, 그 바탕에는 협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회원들의 의지가 녹아 있었다.

 

변화의 적임자, 지지받는 행보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여타 협회보다 실질적 역할과 규모가 크다. 1989년 출범한 협회는 30년간 성장해 업계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은 물론 제도 개선과 교육사업, 사회적 역할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협회 직원만 100명에 이르고, 협회가 운용할 수 있는 기금만 17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업계를 둘러싼 현재의 환경은 녹록치 않다. ‘좋은 시절 다 갔다’라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인공지능(AI)이 부동산 가격을 매기고, 부동산 빅데이터가 평가기준을 제시하는 시대가 왔다.

감정평가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차별화된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불투명하다. 협회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협회가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뼈아픈 지적이 오랫동안 지속된 것도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회장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2018년 협회장 선거(16대)부터는 출마 자격을 외부로 확대하고, 임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확장된 인적 네트워크와 더 적극적이고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감정평가사 출신이 협회장이 되는 건 회장으로서 한계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회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것이라 판단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선거에 출마했고, 회원들도 김 회장의 이유 있는 자신감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취임 2년, 이전 회장과는 다른 행보로 회원들의 신뢰는 물론 대외적인 인지도도 넓혀가고 있다.

2019년 11월 6일 금융플랫폼 빅데이터센터 개소식
2019년 11월 6일 금융플랫폼 빅데이터센터 개소식

48년 숙원, ‘업자’ 꼬리표 떼다
김 회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개혁한 것은 조직 구성이다. 명예로운 자리가 아닌 일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게 김 회장의 구상이었다. 자신이 선거 당시 공약했던 1. 시장 확대 2. 업계갈등 봉합 3.자격 보호 4.협회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직함을 ‘자격·연구이사’ ‘통합·홍보이사’ ‘시장·정보이사’ 체제로 개편했다.

내부적으로는 회원들에게 실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실경영을 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감정평가사의 사회적 역할과 협회를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업자’ 꼬리표를 뗀 것이다. 1973년 제정된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는 감정평가사를 ‘감정평가업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정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지난 3월 개정법에서 ‘감정평가법인등’으로 수정됐다. 부르는 게 뭐 대수이겠냐 하겠지만 감정평가사들에게는 아물지 않는 상처와 같았다.

김 회장은 “감정평가사는 토지보상평가·금융기관담보평가·경매평가·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 등 국민 재산권과 국가 부동산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해 왔다”며 “공공성이 높은 업무를 해왔음에도 ‘업자’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감정평가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전문자격사 가운데 ‘업자’란 용어는 감정평가사에게만 사용되고 있어 용어 삭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역할에 혼돈을 초래하던 한국감정원의 명칭 변경을 이끌어 낸 것도 큰 수확이다. 2016년 9월 한국감정원법이 제정되면서 한국감정원은 감정평가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한국감정원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서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지난 5월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감정원’을 ‘한국부동산원’으로 개명하는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이 통과됐다.

김 회장 취임 후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를 비롯해 감정평가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이 한몫했다. 단지 회원들의 권익만 주장하는 단체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단체라는 인식이 쌓여가고 있다.

정기적으로 복지시설 등에 지원하는 것은 물론 최근 코로나19사태와 강원도 산불현장 등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 즉각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함께 사는 사회다. 국민의 생활 속에서 감정평가사들도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야 한다. 국민에게 사랑받고, 국가와 사회에 꼭 필요한 단체로 자리잡겠다”고 밝혔다.

 

전문성 바탕한 새 시장 개척 필요
김 회장은 취임 첫 1년을 준비단계라고 표현했다. 정책방향을 다듬고, 협회 구성원들과 호흡도 맞춰야 한다. 취임 2년 차에 적극적인 사업을 펼쳤고, 3년 차인 이제는 결실을 맺고 있다. 하지만 아직 미완성이다. 김 회장은 임기 내에 공약한 모든 일을 마무리 짓고 싶다.

2019년 감정평가시장은 전년에 비해 약 9% 성장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개선에 따른 성장으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김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시장 확대를 위한 법령 정비와 전문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감정평가사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정보 전략화 사업 추진도 주요 사업이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발맞춰 공공데이터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능형 부동산 가격정보 체계 구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 회장은 “KAPA-HUB, KAPA-LAND, 드론의 감정평가 활용을 통해 감정평가 스마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감정평가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국민과 정부, 언론, 학계 등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플랫폼 빅데이터 센터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양질의 부동산 정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토·금융 등 플랫폼 연계를 통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 시민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해나가고 있다.

도약하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
소통능력은 김 회장의 가장 큰 자산이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SNS나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통해 협회의 크고 작은 일을 4200여 전체 회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홈페이지에도 ‘회장에게 바란다’라는 코너를 마련해 의견을 청취하고, 일정표도 올려 회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 회원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4200여명의 동료들이 함께하는 협회는 감정평가 관련 제도 개선과 감정평가추천제도 및 심사제도 운영, 교육·연수제도, 사회공헌사업 수행, 국토부장관 위탁업무 등 정부와 사회, 국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국민의 생활 속에서 함께 행복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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