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책략과 한국책략
조선책략과 한국책략
  • 임해성 대표
  • 승인 2020.11.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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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중국의 외교관 황준헌이 조선책략이라는 책을 썼다. 강화도조약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와 변혁을 맞이한 조선에 "조선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언하는 내용이다.

1. 조선은 러시아를 막기 위해 친중국, 결일본, 연미국하라.
친중국 중국은 러시아와 동서북이 국경에 닿아 있으므로, 러시아를 제어할 나라로는 중국이 가장 적당하다. 
결일본 중국 이외에 가장 가까운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이 혹 땅을 잃으면 조선 팔도가 능히 스스로 보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연미국 미국이 나라를 세운 시초는 영국의 혹독한 학정으로 말미암아 발분하여 일어났으므로 고로 항상 아시아와 친하고 유럽과는 항상 소원하였다. 조선으로서는 마땅히 항상 만리 대양에 사절을 보내서 그들과 더불어 수호해야 할 것이다. 미국도 조선과 수교를 원한다. 우방의 나라로 끌어들이면 가히 구원을 얻고, 가히 화를 풀 수 있다. 이것이 미국에 연결해야 하는 까닭이다.

2. 속국으로서의 예의를 다하라.
남이 써준 방편, 더우기 종주국이라고 믿는 중국의 외교관은 조선이 살아남으려면 러시아를 막는 것이 외교의 대전략이며, 중국>일본>미국의 순으로 전술적 친소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는 조선 멸망의 결정적 순간이 '아관파천'이라고 분석하기에 비교적 이른 시기인 1880년에 중국인 외교관의 글로벌한 시각과 예리한 분석에 놀라움을 느낀다.
각설하고, 백 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국제정세가 요동칩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미중전쟁의 형태이지만 우리에게는 커다란 외교적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미냐 친중이냐 라는 2분법론자들은 다 매국노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과제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원칙론을 반복하면서(즉, 미국의 장단을 맞춰주면서 춤을 추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함께 하며(밀가루 빵이 아니라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일본의 경도된 '외교의 부재'(미국일변도)를 일깨우는 것이 대전략이 되면서 그러기 위해 러시아, 유럽, 아시아와 전술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100년전에 중국은 종주국으로서 우리에게 속국의 예의를 다 하라 했지만, 러시아가 문제라는 탁월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중국 스스로가 종주국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침몰하여 청은 멸망하고 분열하였다.

100년이 지나 미국은 자유세계의 종주국으로서 우리에게 태도를 분명히 하라 하지만, 중국이 문제라는 탁월한 분석에도 불구하고 미국 스스로가 세계의 리더십을 잃고 자신의 역할과 의무를 보여주지 못하고 침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돌이켜 보건대, 내 생각에 한국책략은 '주권국'으로써 매우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매우 당당하게, 친중국, 결일본, 연미국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월은 개천절과 한글날, 그리고 국군의 날이 있는 날이다. 나라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우리말과 우리글로 우리의 삶과 내일에 대해 제시하는 위정자와 그를 실행하는 100만 공무원, 그 방향으로 뛰는 5천만 전사들의 승리의 역사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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