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돈 교수의 치유 인문학] 코로나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어떻게 할까?
[권희돈 교수의 치유 인문학] 코로나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어떻게 할까?
  • 권희돈 교수
  • 승인 2021.01.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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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코로나가 장기적으로 지구촌을 점령하면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심리적 고통도 갈수록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증상에 따라 코로나 블루 단계, 코로나 레드 단계, 코로나 블랙 단계로 불려지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다.
확진검사나 백신주사와 같은 물리적 방역도 중요하지만, 계속되는 집콕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는 방역도 미뤄서는 아니 될 듯하다.
코로나 블루는 우울 단계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에 어지럼증을 동반하며 불안감과 우울감이 든다고 한다. 이 증상들 가운데 가장 위험한 증상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기운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불면에 시달리고, 죄의식에 사로잡히며, 까닭 없이 초조하고, 불안해하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무서운 병이다.
이 무서운 병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로부터 왔으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시도하는 데서부터 치유를 시작하면 좋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물리적으로는 사람 사이를 멀리 떼어놓지만, 마음으로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적절한 매체가 바로 휴대폰이다. 전화나 문자로 혹은 화상통화로 서로 근황을 알리고 코로나 정보를 교환하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풀릴 것이다. 또한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은 몸과 정신의 생기를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코로나 레드는 분노조절 장애를 일으키는 단계이다. 단순한 우울을 넘어 끓어오르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감정상태이다. 분노조절을 못하면 욱하는 기분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이런 돌발적인 행동은 반드시 후회를 낳는다. 무차별적인 폭언, 폭행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가.
분노가 치밀 경우 내 안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만히 바라보며 스스로 알아차리기를 해보자. 분노로 말미암아 괴물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 서서히 화가 가라앉는다. 자신이 내고 있는 화를 연민의 마음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이때 화가 일어난 자리를 떠나는 방법도 매우 지혜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분노의 일기를 쓴다든가, 분노한 자신을 용서한다든가, 건강한 자기가치를 세운다든가 하는 노력들은 분노라는 부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효과적인 분노치유법이다.

코로나 블랙은 블루와 레드가 합쳐져 심화된 좌절과 절망 단계이다. 좌절과 절망에 빠지면 의욕을 상실할 뿐 아니라, 터널에 갇힌 것처럼 시야가 좁아져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버린다. 자신은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기며 매사에 무기력하여 우울증이 극단에 이른다. 분노의 방향이 자기에게로 향하면서 죽음을 미화하고 극단적인 행위를 하게 된다.
코로나 블랙 단계는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자기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우울증을 비롯한 모든 정신적 장애를 치료하는 기본은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가족 등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변 사람들은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함께 운동하고, 함께 햇빛을 쬐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병원에 가고 늘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하루하루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외출하고 집에 들어와서 잠자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들이었던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허물없는 소통이 얼마나 큰 즐거움이며 사회를 힘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던가?
그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맞이하기 위하여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동안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확진자 이동경로 추적 등의 안내 문자를 꼼꼼히 들여다봄이 어떨까 싶다.(時雨)

 


권희돈 교수는 청주대 명예교수, 문학테라피스트. 대학에서 은퇴하기 전에는 교사로 교수로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대학생을 차례로 가르쳐 왔다. 대학에서 은퇴한 후에는 문학테라피스트로 마음이 아픈 이들과 인문학을 통해서 치유하고 소통한다. 이들이 상처를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낼 때마다, 보람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긍지를 갖는다고 한다. 이에 관한 그의 저술 『사람을 배우다』는 장안의 화제작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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