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모창 가수와 원곡 가수 구분이 안 되는 이유
[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모창 가수와 원곡 가수 구분이 안 되는 이유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1.01.2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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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창 가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곡 가수와 모창 가수가 돌아가며 한 소절씩 부른 후 방송에 출연한 연예계종사자들 및 전문가 드리고 방청객의 투표로 원곡가수를 찾아내는 히든 싱어 프로그램에서 왜 원곡 가수와 모창 가수의 노래가 유사하게 들리는 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원곡 가수와 모창 가수가 왜 구분이 쉽지 않고 유사성을 가지는 지 그 이유를 규명하는 실험을 행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험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히든 싱어’의 시즌 1에서 시즌 5까지 각 시즌별로 최다득표를 한 원곡 가수와 모창 가수 1인을 실험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즉, 시청자와 방송 현장에 있던 사람들 간에 개인적인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여 다수가 비슷하다고 다시 말해서 객관적으로 유사성이 인정된 모창 가수들을 실험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또한 객관적인 유사성에 대한 규명을 위해 원곡 가수와 모창 가수의 동일 곡 내 에서 같은 부분의 음성을 추출하였고, 배경음과 코러스는 원곡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잡음을 최대한 제거하였다. 아울러 방청객의 소리나 진행자의 소리는 포함하지 않은 상태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음성 추출의 부분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후렴구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듯이 노래 중간에서 자르지 않고 사이 간주는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오로지 노래에 대한 음성이 있는 부분만을 추출하여 분석을 행하였다.

실험 수행 결과 휘성과 그의 모창 가수는 음 높이 최소값과 최고값이 각 각 80.726[Hz], 459.996[Hz]와 84.481[Hz], 496.402[Hz]로 거의 같았고, 음성에 실리는 에너지도 큰 차이가 없었다. 진폭 변동률, 주파수변동률, 노래 부르는 속도, 무성음 비율 등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거미와 모창 가수도 음 높이 편차가 345.115[Hz]와 359.325[Hz]로 비슷했고, 음성의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소음 대 배음비(NHR : Noise to Harmonics Ratio)는 0.404[%]와 0.414[%]로 거의 일치했다. 바다와 모창 가수 역시 음높이가 269.945[Hz]와 270.002[Hz], 음성 에너지는 73.626[dB]와 75.267[dB]로 유사했다. 아래 그림들에 이에 대한 실험 결과의 예를 나타내었다. 

반면 이문세와 모창 가수는 평균 음 높이가 109.464[Hz]와 130.937[Hz], 소음 대 배음비는 0.417[%]와 0.309[%]로 차이가 발생했고, 환희와 모창 가수의 평균 음 높이는 192.429[Hz]와 246.010[Hz]로 차이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음성 성분음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모창가수들이 무대를 구성하면서 나타나는 모습에서는 공통적으로 원곡가수의 입모양, 몸짓, 표정까지도 유사하게 연출한다. 모창가수들이 원곡가수의 모창을 한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가수와 팬으로 다가가 지속적으로 음악을 듣고 따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계속해서 음악을 듣고 따라하며 원곡가수의 감정 상태까지도 그대로 묘사하게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표정과 입모양을 같은 형태로 구성하기 위해 인체에서 소리를 만드는 근육 중에서 음성을 만들어내는 근육을 비슷하게 사용하게 되면서 청자의 귀에 유사하게 들리게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원곡가수와 모창가수의 음성 스펙트럼이 거의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의 실험 결과를 토대로 결론적으로는 모창 가수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근육의 활용을 원곡 가수와 비슷하게 하여 청자의 귀에 유사한 음으로 들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음 높이 등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발생할 지라도 우리 귀에 유사하게 들리는 것은 바로 소리의 성분음을 나타내는 스펙트럼이 비슷한 모양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실험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히든 싱어 프로그램 자체는 모창 가수와 원곡 가수를 구분할 수 없는 소리의 세계를 파고 든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없을 수 없다. 아울러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화 ‘그 놈 목소리’의 이형호군 유괴 살인 사건의 범인에 대한 단서는 전화 건 목소리와 은행원이 보았다는 범인에 대한 몽타쥬 뿐 인데 그 몽타쥬로는 그런 목소리가 나올 수 없다. 이러니 아직도 범인이 안 잡히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성 분석 전문가다. 조 교수가 체계화한  음성 분석 이론은 학계는 물론 여러 사회분야에서 인정받아 LG학술상, 한국통신학회 우수 논문상, ICT전략기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2018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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