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 여성지휘자들의 음성 공통점은 뭘 까?
[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 여성지휘자들의 음성 공통점은 뭘 까?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1.02.2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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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도 이제 바야흐로 여성지휘자 즉, 마에스트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이 포디엄(지휘자석을 말 함)에 선 것을 본 것은 지금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경희교수가 1989년 대전시립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한 것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지금은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인 여자경을 비롯하여 김봉미, 김은선, 장한나, 진솔, 김유원 등 쟁쟁한 여성지휘자들이 어찌 보면 남성지휘자들의 인기를 더 능가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지휘자의 역할은 악단에서 곡을 재창조해내서 자신의 곡으로 그것을 연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지휘자는 여러 연주자나 성악가들을 보듬어 음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지식적으로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사교성, 행정 감각, 정치력을 비롯한 수많은 외적 요소를 논외로 치더라도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단원들을 지휘하며 통솔력과 리더십을 보여야 단원들이 믿고 따른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남성의 고유 영역이었던 지휘 영역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지휘자인 여자경, 김봉미, 김은선, 장한나, 진솔의 5명의 음성을 추려서 이들의 음성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 공통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실험은 같은 환경에서의 실험이어야 하는 관계로 이들 5명의 여성 지휘자들의 인터뷰 음성을 선정하여 그 공통점을 찾아보았다. 우선 아래 표 1에 실험 결과를 나타내었다.

음성 특징에 대한 간단한 평가 항목이지만 여성지휘자 5인의 공통점이 뚜렷이 도출된다.

첫째, 여성치고는 모두들 음 높이가 낮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성대가 작은 관계로 남성과 달리 음 높이가 높다. 통상 200[Hz]대 아래인 경우가 드물다. 특히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여 대중적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여자경지휘자의 경우 평균 음 높이가 151.888[Hz]로 대단히 저음의 음성을 나타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 까에 대한 궁금증을 보다 쉽게 풀기 위해 동아비즈니스리뷰 314호에 게재된 기사 중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CEO, 더 큰 기업에서 연봉도 더 많이 받는다’는 기사 내용을 참고로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목소리는 사회적 지위를 암시한다. 중저음목소리와 CEO를 포함한 리더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2013년 듀크대 메이유 교수팀은 목소리 음 높이와 CEO 성공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 792개 기업 CEO의 연설테이프를 구한 뒤 목소리와 해당 기업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목소리가 낮은 CEO일수록 규모가 큰 기업을 경영했고, 그에 따라 연봉도 높고 재직 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다른 실험 연구에서 사람들은 중저음 목소리를 가진 개인이 리더쉽도 출중할 것으로 평가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울러 중저음이 능력, 설득력, 자신감, 신뢰도 등 긍정적인 속성과 연계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목소리는 정치인들에게도 중요한 속성이다, 2012년 캐나다 맥마스터대 티그교수팀은 미국대통령의 목소리를 조작한 뒤 이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유권자들은 중저음의 대통령이 성경도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했으며  더욱이 전시 상황을 가정한 실험에서 중저음의 정치인은 용기가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상의 기사 내용과 여성 지휘자 5인의 음 높이를 연결시켜보면 이들의 여성치고는 대단히 낮은 음 높이를 통해 단원들에게 리더쉽이 있는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기사 우리나라에서 나름 성공한 여성정치인들도 음높이가 낮았다.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되어 있지만 박근혜 전대통령 그리고 요즘 한 창 상종가를 때리고 있는 박영선서울시장후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등도 여성치고는 낮은 음성으로 말을 하는 분들이다. 

지휘계에서 여풍당당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여성지휘자들

둘째, 강세를 앞부분에 두고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강세를 앞에 두고 말을 할 경우 지도력이 있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말끝을 끌 경우는 친절하고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효과가 있다. 해방 후 대구 경북 출신들이 요직에 가장 많이 앉았다. 대구 경북 음성은 말을 할 때 강세가 앞에 실려있다. 말끝을 끄는 충청도 사람보고 양반이라고 하는 것 등 다 의미가 있다. 

셋째, 음성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주파수변동률, 진폭변동률, NHR의 수치가 좋다. 비근한 예로 고인이 되셨지만 노회찬의원의 경우 말씀은 심상정의원보다 더 잘 하셨는데 국민들이 갖는 신뢰도는 오히려 심상정의원이 높았다. 필자가 실험한 바에 의하면 주파수변동률, 진폭변동률과 NHR등의 수치가 좋은 방송사 앵커의 경우 시청률이 높게 형성된 실험 결과도 가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남성의 전용 무대였던 지휘계에서 여풍당당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여성지휘자들의 음성은 강한 리더쉽을 느끼게 하고 신뢰도가 높은 음성 특징으로 인해 단원들이 믿고 따르며 그 자리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들의 향후 활약도 크게 기대해 본다.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성 분석 전문가다. 조 교수가 체계화한  음성 분석 이론은 학계는 물론 여러 사회분야에서 인정받아 LG학술상, 한국통신학회 우수 논문상, ICT전략기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2018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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