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 (First Mover) 육성해야”
“퍼스트 무버 (First Mover) 육성해야”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1.02.24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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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제13대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취임
23년 역사서 충북 최초 수장…수도권 중심서 지방전환 기대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제13대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가 207개 대학과 연구소, 중소기업간 산학연사업을 이끄는 한국산학연협회장에 취임했다. 충북도립대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한 조 회장은 국내 최고 음성분석전문가로 음성분석이론의 체계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의 취임은 과학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의 과학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헌신한 그의 공헌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충북 인사로서는 최초로 산학연 최대 기구인 한국산학연협회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지역에 미칠 긍정적 영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조 회장은 앞으로 2년간 한국산학연협회를 이끌며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중심에는 수도권에 사업이 편중되며 발생한 지역소외현상을 해소하는 것이다. 다음은 취임 직후 만난 조 회장과 일문일답. 

Q. 한국산학연협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8%가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국가가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고용창출을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해야만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은 자금·인력·장비 등 여러 부분에 있어 취약하다. 따라서 대학과 연구소의 인력과 장비를 중소기업과 연계시켜 중소기업이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런 중매쟁이 역할을 제대로 해보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벤처부로 승격시키는 등 현 정부가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Q. 기업과 학교를 잇는 역할은 지금까지도 해왔던 일이다. 하지만 회장으로서 마음가짐은 다를 것이다. 어떤 방향으로 협회를 이끌 계획인가?
그동안의 자료를 보니 서울과 수도권 위주의 사업 수주가 많았다. 전국 공모로 하다 보니 아무래도 서울, 수도권 업체들이 유리했다. 그러나 지방에도 해당 지역 전략 산업과 일치하는 좋은 업체들이 많이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발굴해 지원함으로서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퍼스트 팔로워시대 마감

Q. 특히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할 분야나 정책은?
우리나라의 R&D 투자에 대한 성공률이 98%대이다. 미국의 20%대, 이스라엘의 30%대 성공률과 대조적이다. 미국인들은 80%의 실패율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 실패보고서가 더 비싸게 팔린다. 사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실패하지 않을 과제 위주로 R&D 사업 지원이 이루어진다. 실패로 결과가 나왔을 때 해당 과제를 선정해 준 공무원이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빠른 추격자)였다. 선진국에서 좋은 기술이 나오면 가장 빨리 쫓아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패스트 팔로워로는 안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First hitter takes all’이라는 말이 있듯이 첫 번째 타자가 다 먹은 구조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가 될 기술에 집중투자해야 한다. 문제는 퍼스트 무버의 기술은 반드시 실패를 겪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실패가 예상되는 기술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다.
  
Q. 당장 협회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산학연협력사업을 강화하고 내실화할 계획이다. 또한 3만여명의 전문가 풀을 활용한 기술파트너 매칭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R&D 기획역량 강화 교육, 고급 인력들이 대기업·대학·연구소에만 몰리는 현상을 중소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연구인력양성 지원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자 한다. 예전에는 착취경제였다. 식민지를 개척해서 값싼 원자재와 노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싼 제품을 만들어 파는 구조였다. 지금은 착취경제시대가 아니다. 그래도 값싼 원료가 바로 사람의 머리다. 중소기업이 좋은 인력을 많이 보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998년 설립, 협회 통해 1조 5800억원 지원

Q. 현재 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산학연 협력 현황은?
인력양성 사업으로 산학연코디네이터 양성, R&D 기획역량강화사업, 중소기업 연구인력 양성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학과 연구기관의 물적, 인적자원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기술혁신을 창출하도록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 연구기반활용사업, 전담 코디네이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3만여 명의 전문가 풀을 활용한 기술파트너 매칭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Q .협회가 2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거둔 성과를 소개한다면? 
설립(1998년) 이후 지금까지 약 1조 5800억원을 투입해 4만 3000여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그 과정에서 2차전지 개발 업체 피앤이솔루션이 코스닥에 상장했고, (주)이엠텍은 히든챔피언(분야별로 세계적인 경쟁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선정됐다. 이들 기업 또한 사업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협회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고용창출과 매출액 증대 등 성과를 거뒀다.

Q .정부의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해법이 필요한가?
혜택을 받는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받는 경우가 있다. 한 마디로 지원 받는 요령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업에 지원해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를 개선해야 하고, 협회가 선도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중소기업 곳곳에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R&D 예산을 확대·지원해야 한다.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Q. 한국산학연협회는 207개 대학과 연구소, 중소기업이 함께한다. 회원들에게 한마디?
우리 사회는 딴소리를 틀린 소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딴소리가 기술로 인정받고 이를 딴 소리를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다. 

 

2월 23일(화) 한국산학연협회 조동욱 회장(13대) 취임식

 

* 한국산학연협회는 * 

한국산학연협회는 1998년 1월에 산학연간의 상호협력과 교류를 통하여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서 207개 대학에 소재한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연구소, 중소기업 등 산학연이 함께 모여 국가에 필요한 연구 개발을 총괄해 주는 기관이다. 2005년 중소기업청(현 중소기업벤처부) 산학연협력사업 전문기관으로 지정됐고, 2018년 중소기업벤처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아울러 2018년 중소기업벤처부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제도 운영기관 지정, 2018년 중소기업벤처부 기술개발제품 성능인증 운영기관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연구인력 지원사업 운영기관과 제조 중소기업 혁신바우처사업 운영기관 역할도 시작했다. 비상임 임원만 33명에 달하며, 성장협력본부와 경영기획실에 상임 임원 및 직원 19명이 근무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별로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으로 지역협회를 두고 있으며 230여개 대학과 연구 기관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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