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중소기업] 중소기업 기술혁신 산학연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아이러브중소기업] 중소기업 기술혁신 산학연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1.03.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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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99.8%를 점유하고 88%의 고용을 책임지며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중심의 산학연협력 거버넌스 강화가 필수적이다. 협력 거버넌스란, 중소기업의 협력을 지원하는 대학연구기관의 전담조직과 협력 전문 인력, 그리고 이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허브기관을 의미한다. 산학연협력 지속성과 효과성, 그리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협력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후방지원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일을 지시하고 임무를 분담해 주기보다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을 키워 주어라”(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명언이 있다. 중소기업의 산학연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협력 연구개발 자금의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협력과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구축해 주는 것이다. 협력 연구개발 자금이 배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라면 협력 거버넌스는 동경을 키워 주기 위한 기반인 것이다. 협력 연구개발 자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매우 유동적이지만, 한 번 구축한 거버넌스는 환경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인 산학연협력 활성화 기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실 국내 산학연협력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어 왔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산학연협력 사업으로는 중기부의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1993년부터 20여 년간 지속되었지만 그 많은 과제 중에 하필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이 2019년 일몰되어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연간 최대 1,600억 원 이상을 투입하여 외형적 지표는 약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1,800여개의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해 온 협력 사업이 일몰된 후 정부지원 중심의 산학연협력이 가지는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여 년간 지역 중소기업의 협력거점으로서 역할 해 온 대학연구기관의 중소기업 지원 전담부서(중소기업산학연협력센터, 이하 중기센터’)가 그 역할을 잃기 시작했으며, 어렵게 양성한 협력 전문 인력(이하 코디네이터’)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경험과 노하우까지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기껏 가장 좋은 모델을 만들어 놓고 이제 제대로 빛을 내기 시작한 시점에서 잘못하면 각 대학에 소재한 중기센터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무의미하다.’는 말이 있다. 정부 예산을 투입하여 중소기업의 산학연협력을 활성화 하고자 하는 노력도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협력 거버넌스가 없다면 정책적 효과를 온전히 창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 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의 일몰로 인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약화되고 협력 거점의 규모가 축소되었다면 협력 거버넌스에 대한 정책적 지원체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한 중소기업벤처부가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아무튼 한국산학연협회는 20여 년간 중소기업의 산학연협력을 지원하며 전국 230여개 중기센터의 허브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급히 일들을 추진하다보니 정작 협회의 설립근거나 역할이 명시된 법규정조차 만들지 않고 운영해 왔던 문제가 존재한다. 아울러 중기센터 또한 매년 수주하는 산학연협력사업의 과제 간접비로 조직 운영비와 코디네이터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다.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협력 거버넌스가 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협력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조성은 그들의 설립근거와 역할이 명시된 법규정을 마련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협력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주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현장에서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법규정을 마련하고 견고한 플레이 그라운드를 조성해 준다면 선순환 협력 생태계를 기반으로 스스로 성과를 창출하는 협력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협력 거버넌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산학연협력은 신뢰형성으로 시작하여 시간을 쌓아 성과를 창출하는 메커니즘으로 가동된다. 협력은 지속성이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 바로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이다.

네트워크 구축과 운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협력 거버넌스의 컨트롤 타워는 협력 전문 인력 양성과 지역 간 정보의 불균형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보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지역별 협력 거점은 보유 자원을 공개하고 산업현장에 밀착하여 이슈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 하여야 한다. 결국 협력을 통해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는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일이며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이슈를 지속적으로 해결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지난 20여 년간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해 온 중기센터들의 노력과 헌신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열악한 자원 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체제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학연구기관의 최일선 접점에 위치한 중기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또 앞으로 있을 수 있겠지만 중기센터가 산업현장과 견고하게 밀착하여 지역 중소기업의 물적, 인적 자원이 되고 혁신의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일관된 리더십을 유지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 한국산학연협회도 중기센터가 안정적으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끝으로 세상의 모든 이슈들을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중소기업과 대학연구기관, 그리고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포함한 우리 모든 모험가들에게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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