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거를 청산해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칼럼] 과거를 청산해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1.03.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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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전초전이 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LH공사 임직원의 투기 비리가 뇌관으로 부상했다. 

LH공사 임직원의 투기 사실이 확인되자,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서민에게 안정적인 주택을 공급하고, 산업기반을 조성하는 착한 정부기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업무와 연관돼 먼저 취득한 정보로 자신들의 배만 채웠다.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며 정권심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그 배경에는 돌아선 민심을 바로 잡기 위한 정치적 의도도 담겨 있겠지만 이 기회에 부정부패를 뿌리 뽑자는 의지도 읽힌다.  들여보자고 마음을 먹으니 고구마 줄기가 따로 없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하게 썩었고, 더 심하게 뻔뻔하다. 

지난 3월 25일 경찰 수사본부가 발표한 중간 수사결과에서만 부동산 투기 89건이 포착됐고, 398명이 연루돼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LH공사의 임직원은 물론 정치권, 전·현직 공무원 등 남들보다 앞서 개발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398명 가운데는 국회의원 3명을 비롯해 전·현직 공무원 85명이 포함됐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2차, 3차, 들여다보면 볼수록 추악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이번 기회에 잔뿌리까지 모두 탈탈 털어야 한다. 적당히 해서는 인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대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문제가 불거지자 LH공사 직원들은 내부 비공개 게시판에는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굴 빨면서 다니련다" 등 조롱 가득한 글이 넘쳐났다. 

한 경상도 국회의원은 평창올림픽 즈음해 강원도에 축구장 16배 크기의 땅을 사고도, 이에 대한 묻자 "은퇴 후 집 짓고 살려고 샀다"는 공감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들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자신들의 행동을 잘못이 아닌 관행으로 인식하는 데서 기인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에 적발되고도 '운이 없었다' 정도로 가볍게 넘긴다. 이런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큰 힘이 들더라도 깔끔하게 청산해야 한다. 과거를 청산해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육계에서 불거진 학폭 문제도 궤를 같이한다. 배구계에서 촉발된 학폭 문제는 농구·야구 등 단체운동 전반에서 터져 나왔다. 이는 다시 연예계로 확대됐다. 그들 중 일부는 "그땐 다 그랬다" 식으로 넘어가려 한다. 여론도 엇갈린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사실은 이들의 행위가 엄연한 범죄 행위고, 다른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겼다는 것이다. 
과거의 일을 오늘의 잣대로 심판하는 것을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처벌받을 일이라면 처벌을 받아야 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야 한다. 이런 일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범죄 행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반인도적인 폭력행위가 재발하지 않는다.

우리는 적폐청산, 과거청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다. 많은 학자들이 현재 한국 사회 부조리의 원인을 친일청산을 하지못한 과거에서 찾는다. 해방 후에도 기득권을 유지한 친일세력이 여전히 우리사회의 중심에 서 있고, 이는 정의보다 기회를 높이 평가하는 부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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