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평가, 이제부터 시작
국민의 평가, 이제부터 시작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0.04.2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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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없는 진보진영의 승리로 끝난 총선 결과를 두고 정치권이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메시지가 없는 선거’ ‘공천 실패’ ‘낡은 프레임’ ‘보수 대통합의 실패’ ‘후보들의 막말’ ‘지도부의 무능’….
분석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 요인이 아닌 미래통합당의 패인에 집중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안타깝게도 미래통합당은 여전히 다음 대선, 차기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 만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지점은 그게 아닌데 말이다.
이번 선거는 여러 모로 17대 총선과 유사하다. 17대 총선은 투표율 60.6%를 기록하며 이번 총선을 제외하면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총선이다. 
거대 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여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자 국민들은 관망 대신 적극적 의사표현에 나섰다. 결국 국민들은 역대 최대인 152석을 열린우리당에 쥐어줬다. 당시 한나라당 의석수는 역대 최저인 121석에 그쳤다.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고, 여소야대의 구도가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고 판단했다.
21대 선거를 치른 보수진영은 시쳇말로 ‘멘붕’에 빠졌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석수(103석)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보수정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대체로 만족한 국민들은 17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야당의 행태를 정권 발목잡기라고 판단했다. 표심은 정권에 ‘힘 실어주기’로 표출됐고, 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가져갔다.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고 했던가. 정당은 정권을 잡기 위해 존재한다지만 그 근간에는 애국애민이 있어야 한다. 전략을 잘 짜서 몇 석을 더 얻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권 획득에서부터 고민하는 것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꿰는 것이다. 
국민들은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한다.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라지만 예측 가능해야 한다. 투명한 질병관리를 통해 다른 나라보다 긍정적인 그래프를 그리고 있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피해로 퇴로를 잃은 자영업자, 고용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기업, 이로 인한 실직자,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출 둔화…. 정부의 적극적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민 한명 한명을 세심하게 돌보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경제 현실은 심지가 타들어가는 폭탄과 같다. 세계경제는 더 비관적이다. 현실적으로 폭탄을 무력화시킬 근본적인 해법은 없다. 그렇다면 타이밍이라도 잘 잡아야 한다. 심지의 불이 폭탄에 붙기 전에 잘라내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총선 대승 후 17대 총선을 언급했다.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역대 최대인 152석을 얻었지만 2007년 대선에서 대패했고, 2008년 총선에서 81석을 얻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불과 4년 전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준 국민이 3년 만에 돌아선 이유가 무엇인지 똑똑히 새겨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 대유행 속에서도 왜 국민들은 평소보다 더 많이 투표장으로 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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