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는 왜 폐기물 사업에 뛰어들까?
건설사는 왜 폐기물 사업에 뛰어들까?
  • 박상철
  • 승인 2021.06.16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구에겐 눈엣가시, 누구에겐 돈 벌이 수단. 참 아이러니하다. 한 곳을 바라보는데 서로 생각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청주가 그렇다. 주민들은 영업을 정지해달라고 수년째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는 이곳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수천억에 사들이고 있다. 

그렇다. 이곳은 바로 폐기물 사업장이다. 최근 모 대기업이 청주에서 가장 핫(?)한 폐기물 소각장 클렌코를 2151억원 사겠다고 공시했다. ‘쓰레기가 돈 된다’며 건설사들이 폐기물 처리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폐기물 처리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돈 때문이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경기 변동의 영향이 작고 한 번 설비를 갖추면 꾸준한 이윤 창출이 가능하다. 분양 시장과 해외 수주 여부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 건설사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닌 비즈니스인 셈이다.

게다가, 글로벌 투자의 트렌드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그중에서도 ‘환경(Environment)’에 초점이 맞춰지며 각종 친환경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환경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소각 시설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폐기물 처리에 대한 수요는 경기를 막론하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생활에서 플라스틱 등 생활 폐기물, 마스크 등 의료용 폐기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몸값 상승이 기대되면서 최근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폐기물 처리 사업이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소각 시설은 2013년 503개소에서 지난해 400개소로 2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립 시설도 292개소에서 270개소로 7.5%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폐기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42만9500t에서 2018년 44만6100t, 2019년 49만7200t 등으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폐기물처리 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 원대에서 2025년에는 23조 원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폐기물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밝은 건 확실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청주 시민들은 지금도 수년째 폐기물 소각장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인구 84만 명인 청주의 전국쓰레기 하루 처리 용량은 1458t으로 전국 처리 용량 7979t의 18%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소각되고 있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를 국토 면적으로 비교해 보면 보면 더욱 기가 차다. 대한민국 면적은 약 9만9720㎢다. 청주시 면적은 940㎢로 전국 대비 0.94% 수준에 불과하다. 단 1% 되지 않는 면적에서 전국 소각량 18%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니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판이다.
 
물론 기업의 최종 목표는 이윤창출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기업이 돈을 벌어야지만 그곳에 소속돼 일하는 수많은 근로자들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하나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자행하지 말라는 것. 역지사지(易地思之) 마음으로 양심 경영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