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동화’ 농업의 새 패러다임 제시하다
‘장자동화’ 농업의 새 패러다임 제시하다
  • 박상철
  • 승인 2021.09.24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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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전문 생산 기업...전 세계 130여 개국 수출
주력 제품 파종기...ICT·빅데이터 활용 신사업 가동
‘농업용 로봇·식물 공장·아트 플랜팅’ 강화 경쟁력↑
장재수 장자동화 대표
장재수 장자동화 대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속성장을 이뤘다. 이처럼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농업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농업은 고령화와 개방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하지만 농업의 가치를 단순하게 경제적 논리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농업은 단순하게 먹을거리만 생산하는 산업이 아니다. 식량생산은 물론 농촌경관과 환경보전, 홍수조절과 수자원 확보, 온도 및 습도조절, 대기정화,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쉼터 제공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있어 부가적 가치를 금액으로 산정하기 힘들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 농업과 농촌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다. 농촌은 삶터·쉼터·일터로서 미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공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농업은 경쟁력이 떨어진 낙후된 산업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첨단산업이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 청주시 낭성면에 위치한 ㈜장자동화(장재수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잘 알려진 농기계 제조 기업이다. 지난 1996년 설립된 장자동화는 꾸준한 제품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전 세계 약 130여 개국에 ‘JANG SEEDER(장시더)' 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수출한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수출 바우처 사업에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충북의 유망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장자동화는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사계절 유기농 생산 식물공장 및 리모컨 컨트롤(R/C) 자동화 기술을 연계한 ‘신기술 ICT융·복합 스마트농업’ 과 ‘아그리투어리즘(Agritourism. 농촌체험관광)’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장자동화는 장재수 대표의 발품으로 일군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1년에 절반 정도를 해외에서 지낸다. 자신이 직접 전 세계를 돌며 영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장자동화는 약 40여개 해외지사를 운영해 고객사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SO9001, ISO14001, 유럽CE마크 등 국제공인인증서를 획득하며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장자동화 주력 생산품은 파종기다. 파종기는 일명 ‘씨 뿌리는 기계(Seeding machine)’로 종자마다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깊이와 양을 조절해 파종해야 한다. 장자동화 파종기는 사용자가 보다 효율적인 파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노동력 및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현재 장자동화는 롤식·원판식·슬라이드롤식·진공식 등 약 50여 가지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다. 또한, 인력형·동력형·트랙터부착형·관리기부착형 등 각 고객 상황에 맞는 파종기를 공급함으로써 고객 만족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엽채류, 주곡(벼·보리·밀), 두류, 사료작물, 약용작물, 녹비작물 등 어떤 형태의 작물에 관계없이 정밀 파종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청주시 낭성에 위치한 장자동화
청주시 낭성에 위치한 장자동화

 

뗐다, 붙였다 농기계 변신은 무죄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국내 농업이 쇠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소 노동력으로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농기계들이 속속 출시돼 농업 활성화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장자동화도 지난 2019년부터 중소기업벤처부 신제품 혁신과제로 선정된 ‘농업용 로봇대차(가칭, 이하 대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장 대표는 “농사 면적은 좁은데 농기계는 대형화되면서 가격이 비싸져 농가마다 기계를 소유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도로주행이 어려워 원거리 이동도 힘든 실정”이라며 “장자동화가 개발 중인 대차는 빅데이터와 AI가 접목된 신 개념 농기계로 농사 능률을 높여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차는 기존 몸체에 여러 가지 부속 기계를 뗐다, 붙였다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트랙터, 이양기, 콤바인 등 각기 다른 용도의 농기계가 있다. 대차는 이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기본 몸체에 수확기, 이식기, 농약살포기 등 각 기능을 갖춘 부속 기계만 붙이면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만능 농기계로 변신한다.

특히, 장자동화가 주목하는 건 로봇 제초작업이다. 농사를 짓다보면 제초작업에 많은 노동력이 투입된다. 수시로 풀을 메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수고스러움이 많다. 장자동화는 로봇대차에 중경제초기(파종 또는 이식한 후 이랑 사이 잡초를 제거하고 흙을 갈아주는 농기계)를 결합시켜 제초작업 효율을 극대화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자동화 대차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무인화’다.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도 리모콘만으로 조정 운영할 수 있다. GPS도 내장돼 있는데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필요한 작업 시기를 스스로 파악해 작업을 수행한다. 더욱이 다양한 농작물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장자동화 Agritourism Test Bed
장자동화 Agritourism Test Bed

 

농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다

최근 도심 속 미세먼지와 열섬, 그리고 이산화탄소 발생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도심 녹화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녹화사업은 국가 또는 기업 차원에서 도심 자투리 공간에 식물이나 나무를 심어 숲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발맞춰 장자동화도 도심 속 유휴지 식물 글씨·그림과 수직 정원을 활용한 농촌체험관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촌체험관광은 농촌 지역 및 유휴지를 활용해 식물 경관 농업 명소화로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신 사업이다. 다양한 볼거리·놀거리·먹거리를 제공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자동화는 자사가 보유한 식물 공장 및 아트 플랜팅(Planting) 기술을 활용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는 건강을 지역에는 특별한 랜드 마크 조성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식물 공장은 빛, 온·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및 토경재배 등의 친환경 농작물을 계획 생산한다. 장자동화 식물 공장 핵심 기술은 ‘다단 회전재배기’다. 충북형 차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으로 기존 고정형 다단식 장치와 달리 재배 베드가 회전하도록 해 채광, 관수 시설 설치를 최소화하고도 작물 생육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 재배 베드가 회전하는 시간에 맞춰 일정 간격으로 관수가 되고 병해충 방제 뿐 아니라 재배 환경 제어도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채소, 버섯, 고랭지 작물, 새싹인삼 등 고소득 작물 재배가 가능해 농가 소득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물 공장을 기반으로 장자동화는 논이나 유휴지에 ‘식물 아트 파종’도 추진한다. 기존 글씨· 그림 파종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장자동화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단기간, 소인원, 저비용으로 수직 정원과 논에 식물 아트 파종을 진행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프린팅 지역을 일정한 격자로 나눠 각 공간에 번호를 부여(넘버링)한다. 그리고 각 공간에 맞는 이미지 형상 및 글자를 도안후 색상별 종자를 파종해 자사 식물공장에서 발아시킨다. 식물공장에서 온도·습도·물까지 자동으로 식물을 관리된다. 이후 각 번호에 맞춰 육묘판을 놓기만 하면 보다 손쉽게 식물 아트 파종이 가능하다. 

장자동화는 자사 식물 아트 파종 기술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 마크를 만들 복안이다. 청주공항 비행기 이착륙 지역이나 명암타워 인근 부지 등을 활용, 지역 브랜드나 캐릭터, 슬로건 등 식물 아트 파종으로 알린다면 홍보 효과는 물론 지역 명소 자리 잡을 수 있을 걸로 장자동화는 기대한다. 이를 위해 장자동화사는 자사 부지 약 3000평에 Test Bed(새로운 기술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설비)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장 대표는 “농업은 단순히 먹기 위해 하는 게 아니며,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필수 분야”라며 “앞으로 장자동화는 로봇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농업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자동화는 미국 앨라베마 주 정부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9월, 장자동화 신 기술에 관심을 보인 주 정부 관계자가 장자동화 직접 찾아 실사를 진행했다. 이로써 장자동화 미국 시장 확대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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