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여, 도전하라 'X'… 할 수 있는 모든 경험 찾아라
청춘이여, 도전하라 'X'… 할 수 있는 모든 경험 찾아라
  • 이규영
  • 승인 2022.07.20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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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⑩ 시옸‧사바이가든
생각이 고요해지는 환경‧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자유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남긴 가장 밝고 쾌활한 곡 ‘현을 위한 세레나데’. 그는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세레나데는 내면적 충동에 따라 작곡했고,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됐으며,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 묘사했다.
내면의 열정, 틀에 박힌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에서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도 있다. 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는 그들의 진짜 가치를 찾아 도심을 벗어난 낙후상권에 발을 내딛고 미래를 설계한다. 세종경제뉴스는 연재물을 통해 이들이 개척한 삶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신(왼쪽)과 사노.
신(왼쪽)과 사노.

 

충주 성서등 관아골에는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페가 있다.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펍(PUB)이 되는 이곳은 ‘사바이가든’이다.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낮에는 남미의 마떼, 인도식 짜이, 커피팟, 코코넛 밀크 쉐이크 등을 판매한다. 밤에는 펍이 돼 칵테일, 맥주, 진 등을 판매한다. 이곳은 충주에서 자유를 꿈꾸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지루했던 회의의 마지막에 이곳에서 술과 음료를 한 잔 기울이며 모든 문제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분위기와 함께 각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사바이가든의 대표 ‘신’(닉네임)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까지 9년간 세계 50개국을 돌며 여행을 했다. 스쳐지나가는 국가도 있었고 반년을 산 나라도 있었다. 

그의 경험에서 쌓인 여행 기록은 그가 2년 프로젝트로 자리를 튼 이 카페에 흠뻑 묻어나 있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6개월 후에는 또 다른 나라로 떠날 계획입니다. 저에게 (삶에 대한) 고민이란 여행하면서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워야할지 보다 한 곳에서 ‘뭐해먹고 살지?’라는 불안감이 더 커요. 특히 ‘관계’에서 오는 걱정이 있죠. 이해관계가 얽히다보면 나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어요.”(신)

로컬인사이드트립 in 충주 여행코스 중 사바이가든의 신병흠 대표가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지난 로컬인사이드트립 in 충주 여행코스 중 사바이가든의 신이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짜인 각본처럼 움직인다. 의무교육기간을 마치면 고등교육을 받고, 그렇지 않다면 바로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세대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자유는 정해진 체계에서 벗어난, 그야말로 ‘자신을 위한’ 사고에서 비롯된다.

시옸의 대표 ‘사노’(닉네임) 또한 코로나 여파로 국내로 복귀했다. 신과 만난 건 ‘줌(ZOOM)’ 미팅을 통해서다. 삶의 양상이 비슷한 그들은 신의 고향인 충주에서 실제로 만났다.
사노는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렇지만 하고자 하는 것을 정해두지 않았다. 그저 그의 재능이 필요한 곳에 함께 할 뿐이다.

 

“살다보면 뭘 하고 살아야하지, 하는 걱정이 당연히 들어요. 그럴 때는 내 머리가 고요해지고 단순히 나의 기분을 해소하고 싶은 환경을 찾습니다. 제 성향 자체가 생각이 많은 사람이에요. 휴식하기 위해 숲을 다녀오고, 바다에서 수영하다 보면 잠시라도 생각을 비울 수 있죠.”(사노)

사노는 충주에서 생계가 목표가 아니라고 말한다. 현실은 타협이자 자아실현의 욕구에서 비롯된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기에 사노는 당연하게도 그들과 협업했다. 서로의 관계성이 사업적 측면이 아니라 ‘이웃’이자 ‘친구’로 연결됐다. 한 편으로는 그들의 삶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부러지지 않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삶이 나아가야할 여러 가지의 수단이 된다.

사노는 얼마 전 리얼월드러너와 함께하는 로컬 인사이트 특강에 참여했다.

로컬 인사이트 특강은 지역 자원으로 혁신 창업을 이뤄내는 충북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참여, 국내 고등학교를 방문해 강의를 진행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너희가 뭘 꼭 해야하는지에 휩쓸리지 않아도 돼. 느린 사람인지 빠른 사람인지, 좀 더 사유할 시간이 필요해’ 라고 강조했다. 도전이라는 것이 ‘청춘이여, 도전하라!’의 차원이 아니라 그들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앞으로 몇 개월 뒤, 사노와 신은 다시 배낭을 멜 것이다. 그들이 떠났던 자리에는 친구들이 남아있을 것이다. 지역의 혁신 창업, 자유로운 시선과 진정한 가치를 찾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든지 다시 만난다.

<끝>

COMETARY

로컬크리에이터는 직업이 아니에요. 로컬크리에이터는 삶의 방향을 같이하고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삶의 방향은 바로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게 목표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 바로 ‘행복’입니다.

최근에 리얼월드러너 사업으로 도내 중등학교 현장의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같은 이야기를 했더니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궁극적 목표중 하나가 바로 ‘행복한 삶’ 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내 집 마련, 자아실현, 좋은 대학, 취업, 결혼... 많은 중간 목표들의 끝에 더 중요한 ‘행복’이라는 가치를 잊고 살았던 거죠. 나의 친구 신과 사노 그리고 사바이가든에서 영혼의 쉼을 얻는 수많은 이들은 그곳에서 중요한 가치를 깨우치고 되 뇌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그동안 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의 생태계의 이야기를 근사하게 담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시리즈에 담기지 않은 수많은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는 우리 골목길, 옆 마을에 있습니다. 그들을 찾아 문 밖으로 한걸음 나가보시면 어떨까요? 관심을 가지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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