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돈 교수의 치유 인문학] 내 안의 소를 죽여라
[권희돈 교수의 치유 인문학] 내 안의 소를 죽여라
  • 권희돈
  • 승인 2022.11.28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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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로 크루소의 내 안에 소 있다에 선생과 제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선생은 제자에게 가르칠 생각은 않고 일만 시켰다. 어느 날 제자가 자신의 결심을 선생에게 알렸다.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지 않으니 떠나겠습니다.”

선생은 곧장 제자를 데리고 어느 마을의 가난한 집으로 들어갔다. 그 집 식구는 열 한 명이었다. 한 방에서 잠을 자는데 아랫목에 소가 자고 손님 둘이 더 와서 열 세 명이 자게 되었다. 한밤중이었다. 선생이 소를 죽이고 제자와 함께 달아났다.

몇 년 후에 선생과 제자가 그 집을 찾아갔다. 그 집은 대궐 같은 집으로 변해 있었다. 주인의 옷차림은 우아하였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선생이 물었다. 주인이 대답하였다. 소가 죽어서 한동안 울었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굶어죽을 것 같아서 열 한 식구가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해서 이렇게 부자가 되었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에서 소는 현실적인 소가 아니라 상징화된 소(). 소만 믿고 일하지 않는 가족의 게으름을 꾸짖고자 하는 우상화된 소다. 가족을 게으름에 빠뜨리는 우상인 소를 죽여야 가족의 미래가 희망적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이야기다.

이는 누구나 안에 지니고 있는 우상을 제거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엔 가짜 신()이요 신의 탈을 쓴 허상으로 가득 차 있다. 가짜인데 가짜인 줄 모르고 그 가짜가 자신의 모든 꿈을 안겨줄 것이라 믿는다. 허구 많은 사람들이 가짜 신에 속아서 인생을 탕진하고 있다.

사람마다 자기 안에 우상으로 섬기고 있는 가짜 신은 각기 다를 것이다. 세대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성별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며, 하고 있는 일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명예가 우상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돈이 우상일 수도 있으며, 누구에게는 욕망이 우상일 수도 있겠다. 어떤 이에게는 중독(, 알콜, 마약, 도박, 섹스, 게임, 운동)이 우상일 수 있을 것이며,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물질이나 권력이 우상일 수도 있겠고,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게으름이 우상일 수 있겠고, 그리고 또 어떤 이에게는 외모지상주의가 우상일 수도 있겠다.

가짜 신은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변질시킨다. 잘못된 습관이 뇌()에 회로화 시키기 때문이다. 일단 뇌에 회로화 된 기억을 바꾸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담배를 습관처럼 피우던 사람은 금연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서 금연에 성공했던 기억이 있지 아니한가.

사람은 누구나 생의 어느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 비극은 인생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늦게서야 깨닫는 다는 점이다.”(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스 인생수업)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자신이 꿈꾸는 신화를 창조할 수 없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을 변질시킨 우상(가짜 신)을 비워내야 라이프스타일이 희망으로 바뀐다. 우상을 비워내는 시간을 앞당길수록 희망도 앞당겨지고 신화창조의 가능성도 앞당겨진다.

회광반조回光返照라는 말이 있다. 촛불이 타서 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번 확 타오르듯, 태양이 지기 직전 화려한 색깔을 내뿜듯, 나뭇잎이 초록을 쏟아내고 화려한 단풍으로 변하듯사람은 늙어서 죽기 직전에 얼굴 화색이 돌면서 정신이 맑아진다는 뜻이다. 이 맑은 정신으로 지나온 자기 일생을 돌아보며 반성한다.

회광반조의 시간을 지금 이 순간으로 앞당겨, 지금 이 순간에 내 안의 우상을 버리자.

권희돈 교수
권희돈 교수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걸작품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자신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능력 있는 사람임을 명심하자. 내 안의 우상을 버리는 순간 내 삶의 반전이 일어난다. 내일이면 너무 늦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내 삶에 숨어 있는 반전을 찾아 나의 각본을 다시 써 보자.(時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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