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신문 편집장, 세종시서 분양대행 변신

박미라 씨, 풀뿌리언론 기수에서 부동산업 도전 2년째

2017-08-10     이재표 기자

대안미디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청주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이하 두꺼비신문)의 간판이었던 박미라 전 편집장이 세종시에서 부동산 분양대행에 도전해 2년을 맞았다. 박 전 편집장은 2009년 1월 두꺼비신문 창간과정에서부터 시민기자로 참여했다가 8년여를 마을신문에 몸담았다. 그중 5년은 편집장으로 일했다.

택지개발과 공동입주라는 조건 속에서 마을공동체운동의 일환으로 탄생한 두꺼비신문은 시민기자들이 만드는 자생적 매체다. 월 2회, 매 호마다 시민기자들의 땀방울이 서려있다. 2017년 7월27일 자로 161호를 발행했다. 산남동에서만큼은 두꺼비신문이 최고의 유력매체다. 아파트 가구 4925세대, 상가 및 주택 500세대에, 신문 발행부수는 6000부. 세대 수보다 발행부수가 많다.

박 전 편집장이 두꺼비신문을 떠난 것은 2016년 9월이다. 집은 여전히 산남동이지만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 위해 그때부터 세종시로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 이제 만 2년째를 맞게 된 그의 새 일은 부동산 분양대행이다. 일터는 세종시 대평동에 있는 ‘모델하우스타운’이다.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발표로 움찔했지만 벌판 위에 들어서는 신도시인 만큼 사방 어디에서나 타워크레인이 눈에 들어온다. 대평동 타운에만도 모델하우스 25개가 밀집해 있다.

박 전 편집장은 이곳에서 상가&도시형주택 분양을 대행하고 있다. 상가&도시형주택은 계획도시인 세종시에서 유용한 시설이다. 대개가 1~3층까지 상가, 4~8층까지는 원룸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정형화돼있는 것은 상가&도시형주택이 세종시를 순환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노선과 연접해 있기 때문이다. BRT라인에는 8층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박미라 전 편집장은 “세종시는 가족을 서울에 두고 온 공무원, 혼자 사는 교사나 강사, 간호사,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등이 많아 5~10평 규모 도시형주택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액투자의 수단으로도 유용하다고 한다.

박 전 편집장은 “거래가는 1억3000에서 1억5000만원에 이르지만 은행융자를 끼면 3000에서 4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은행이자를 주고도 몇 십 만원은 남는다”고 귀띔했다. 또 “상가 1층은 10억을 호가하지만 100평 월세가 800에서 100에서 1000만원에 이르니 8~10% 수익률은 된다”고 했다.

출퇴근거리도 만만치 않을 텐데 굳이 청주-세종을 오가는 이유가 궁금했다.

박 전 편집장은 “세종시는 신도시라 개발행위가 계속 있다. 호텔이나 백화점 들어올 자리도 다 정해져 있다. 호재가 계속 생기다 보니 투자자들이 멀리서도 세종을 찾아온다. 아파트가 묶였다지만 상가나 도시형주택은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대행에 뛰어든 지 만 2년이 됐다지만 아직도 마을신문 편집장의 잔상이 남아있다. 박 전 편집장은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이 노후에 대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기 때문에 미리 탐색전을 벌이는 것이다. 지금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배우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