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띵동’
[연재]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 ‘띵동’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1.09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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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만난 사람들 -①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2012년 창업… 직원 대거 이탈에 문제점 연구
근무환경 탈바꿈… 월급 700만 원 넘는 직원도 있어
복수의 투자자로부터 120억 원 투자 유치

[세종경제뉴스 이주현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제 기업인들에게 SNS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SNS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이들의 니즈와 흥미를 정확히 분석해 마케팅을 할 수 있어서다. 이는 곧 수익과 직결된다. 세종경제뉴스는 이른바 ‘SNS 기업인’을 찾아 소개하고 그들만의 창업 노하우를 살펴본다. / 편집자 주

SNS에서 만난 사람들 -①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소비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혼자 먹고 쓰다 보니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급부상하고 있는 게 바로 ‘O2O(Online to Offline)' 산업이다.

O2O는 말 그대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옮겨온다는 뜻이다. 정보 유통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과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접목,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보자는 데서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2015년 10대 주목 이슈 중 하나로 O2O를 꼽았다. O2O 시장은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온라인 상거래가 오프라인 시장과 접점을 넓히면서 O2O시장은 연 300조원 규모인 전체 상거래 시장까지 커질 수 있다. 국내 시장 규모만 쳐서 이 정도다.

아직 이 시장을 장악한 회사는 없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 IT기업도 이제 막 손을 뻗은 상황이다. 다음카카오와 라인도 모바일 고객층을 기반으로 O2O 시장에 뛰어드는 중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음식과 식자재 등 배달 서비스에 집중했다면, 올해에는 쇼핑과 이사, 부동산·숙박, 금융, 세차, 세탁, 카셰어링 등 생활밀착형으로 확장되며 소비자 실생활에 깊숙이 침투했다.

㈜허니비즈(대표 윤문진)도 소비 지형의 변화를 읽고 시대의 흐름에 동참했다. 서비스명 ‘띵동’. 고객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이 같이 지었다. 초인종 소리 ‘띵동’에서 이름을 따와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청소, 수리, 물건 구매대행, 애완동물 관리, 음식 배달 등 생활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1만 원 이하의 수수료를 받는다. 쉽게 말해 심부름센터로 보면 된다. 지난 2012년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시작, 2015년부터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강남에서는 오래전부터 연예인 등 전문직군과 유흥업 종사자들이 애용하는 잔심부름 서비스로 알려져 있었다. 현재 심부름 서비스 업계 1위며 직원 수만 100명이 넘는다.

윤 대표는 “말 그대로 잔심부름, 즉 불법만 아니면 고객을 대신해 모든 요구를 대행해주는 것”이라며 “배달이 안 되는 맛집 음식을 주문하는 게 전체 주문의 70%를 차지한다”며 “보통 분식, 쌀국수, 파스타, 스테이크, 랍스터 등 다양한 장르의 음식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다. 허니비즈를 만들기 전 이미 띵동 서비스와 비슷한 것들이 많았는데, 배달 시간도 중구난방이고 서비스 마인드가 좋지 않았다. 이때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내가 한 번 해볼까? 이것보단 잘할 거 같은데….’

그의 생각대로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걸핏하면 그만두는 직원이 나왔다. 매일 저녁 꿀벌 의상을 입고 식당을 돌며 명함을 돌린 끝에 어렵게 고객을 확보하면 현장에서 고객과 싸우는 등의 이유로 고객이 이탈했다. 속이 탔지만, 무조건 참고 버텼다. 6개월 만에 창업 자금을 모두 소진했고 적자 상태에 들어갔다. 가슴속에는 불신과 미움이 가득했다.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당시 정규직에, 월급 200만 원 중반이면 업계 최고 대우였는데 뭐가 문제인지 감이 안 왔다. 그래서 윤 대표는 한 달 반쯤 직접 직원 역할을 해봤다. 하루 12시간 동안 일만 했다. 그제야 고용주와 피고용주의 생각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

윤 대표는 먼저 성과 보상체계에 칼을 댔다. 직급이며 인센티브제를 다시 짰다. 종전에는 횟수 기준으로 초과수당을 늘렸는데, 직원들이 가까운 곳과 단순 배달 등 쉬운 일만 하며 꾀를 부렸다. 그래서 월급제를 인센티브제로 바꿨다. 횟수 대신 1인당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본임금을 제외하고 추가 순익의 65%를 메신저가 가져가는 구조로 변경한 것이다.

그 결과, 월급이 700만 원이 넘는 직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월평균 급여가 400만 원인 직원들이 늘면서 회사도 적자에서 벗어났다. 근무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보통 퀵 서비스 업계에는 직원들이 쉴 개인 공간이 없다. 그래서 공간을 마련해주고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편성했다. 연장 근무는 개인의 선택에 맡겼다.

윤 대표는 “배달을 하는 직원을 ‘메신저’라고 부른다”며 “이들은 여전히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법적으로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회사의 성장을 통해 이런 부분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체질을 바꿨더니 업계에 소문이 퍼졌고, 일하고 싶다며 이력서가 쌓였다. 서비스 품질이 좋다는 평을 받자 주문 건수도 늘어났다. 잘된다는 소문에 하나금융투자 등 복수의 투자자로부터 12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배달 대행 솔루션 전문업체 ㈜제트콜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제트콜은 배달 관리 프로그램 전문 업체다. 배달 대행 업무도 진행, 전국에 약 100개의 지사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허니비즈는 지역 확장을 추진할 때 제트콜이 갖춘 인프라를 활용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허니비즈 측에서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지역 지리 사정을 잘 아는 배달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에서 제트콜과 협력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같은 달 26일에는 SG다인힐과 제휴를 맺고 이날부터 맛집 배달 앱 ‘띵동’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SG다인힐은 1976년 고급 한식당 '삼원가든'을 모체로 한 다이닝 전문 업체다. △블루밍가든 △부띠끄블루밍 △붓처스컷 △투뿔등심 △꼬또 △패티패티 △메이징에이 △로스옥, 8개 레스토랑 브랜드 3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서울에만 서비스가 국한돼 있지만 2017년에는 경기 일부 지역으로, 장기적으로는 주요 지방 대도시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후엔 동남아 주요 도시 진출도 계획 중이다.

윤 대표는 “일평균 약 5000건의 서비스를 처리하고 있으며, 누적 이용자 수는 약 50만 명”이라며 “세종경제뉴스 독자들에게도 곧 선보일 수 있도록 서비스 활성화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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