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미세먼지,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심각
청주 미세먼지,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심각
  • 정준규,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1.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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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측정치 55㎍/㎡로 3위…더 이상 ‘맑은고을’아냐
분지에 ‘서쪽 공단’, 편서풍 불면 오염물질 도심에 고여

맑은 고을이라는 청주(淸州)의 대기가 심상치 않다. 맑은 하늘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흐릿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봄철에만 오는 불청객쯤으로 생각한 미세먼지가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내몽골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황사가 아니다. 미세먼지에는 공장굴뚝이나 자동차배기구에서 뿜어 나오는 오염물질이 가득 차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수년 전부터 청주지역 미세먼지 위험을 감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해왔다. 청주의 미세먼지는 왜 이리 심각수준인 걸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 걸까?  /편집자 주

미세먼지는 모래바람인 황사와 다르다. 공장 매연과 배기가스가 혼합된 미세먼지로 인해 도심 시계가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4년 충북의 미세먼지 농도는 52㎍/㎡으로 전국 두 번째를 기록했다. 같은 해 측정결과 청주시 역시 55㎍/㎡를 기록해 6개 시‧도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겨울 청주에서 맑은 하늘이 사라진 건 결코 우연도, 일시적인 일도 아니었다.


2016년 환경부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청주를 포함한 충북 전체의 미세먼지 위험도는 전국 최상위권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크게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나뉘는데 청주는 내부요인부터 불리하다. 분지형태의 지형이기 때문이다. 우암산을 비롯해 도시 전체를 산이 둘러싸고 있어 바람길이 없다. 통풍이 원활치 않다는 얘기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유해 공기가 고이면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한다.
 

청주시 서쪽에 산업단지가 집중된 것도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편서풍이 불면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이 미세먼지를 형성해 도심 쪽으로 흘러든다. 문제는 우암산에 막혀 오염물질이 도심하늘에 고인다는 것이다.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오염물지의 도심 체공시간이 길어지면서 청주의 대기질도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외부요인으로 꼽히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기가스와 소각장도 미세먼지 주범


자동차 배기가스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청주의 경우 대중교통 체계가 불편하다보니 단위면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가용 이용자가 많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자동차 대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각시설도 타 도시에 비해 많다.


세종경제뉴스의 취재결과 청주시의 연간 소각량은 전국 대비 7.4%에 이른다. 면적이 전국 0.94%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관련기사 10면>


청주지역난방공사의 배출물질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가을, 겨울에 난방이 본격화되면서 지역난방공사 배출물질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청주지역난방공사는 벙커시유(bunker C油)라고 하는 기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유종은 인체에 해로운 황산화물질을 생성한다. 미세먼지에 황산화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단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 또한 결과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청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개발 광풍도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정화 기능을 하는 자연을 파헤치기 때문이다. 도시의 허파기능을 해오던 숲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서는 것은 아파트와 공장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는 “녹지는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온실가스를 흡수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한 공간이다. 청주는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대기의 질이 가장 나쁜 도시고, 통합에 따라 ‘통합정신을 지킬 것인가, 도심 녹지를 지킬 것인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지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시계획 장기미집행시설에 대한 일몰제까지 시행되면서 녹지관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산업단지‧지역난방공사 부근, 미세먼지 가장 심각

이성우 청주충북환경련 정책국장 “중국 전철 되밟지 말아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미세먼지와 관련한 연구,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성우 정책국장. 사진=정준규 부장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상임대표 연방희)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다양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실무자가 이성우 정책국장이다. 이 정책국장은 조사 결과 청주지역 산업단지나 지역난방공사 부근의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하다고 했다.

지난 2015년엔 시민들과 함께 청주시 90개 지역을 지정해 미세먼지를 측정 했는데 자동차 유해물질의 경우 녹스(NOX)라는 유해성분을 측정했고, 산업단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측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조사 결과를 분석해 청주시에 알리고 형식적인 대응이 아닌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촉구해 왔다. 이성우 국장은 시나 충북도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고 했다.


“도나 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한데 그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지자체의 의지라고 봅니다. 호흡기 환자가 날로 늘고 주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미세먼지 개선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1952년 런던 스모그로 1만2000여명이 사망했다. 중국 역시 최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계속 늘면서 피해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문제가 오래 전부터 제기됐지만 최근 이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우리도 예외 없다는 생각으로 심각히 이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성우 국장은 오염물질에 대한 기준치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두 번, 세 번 강조했다.


“문제는 배출물질을 규제하는 오염기준치가 낮다 보니 미세먼지에 대한 적극적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구호로만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마치 환경을 등한시해도 되는 것처럼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더 강력한 환경규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와는 배치되는 형국입니다.”


Tip. 미세먼지란?

대기 중에 입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PM10 혹은 미세먼지라고 부르고 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PM 2.5 혹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는데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두께의 7분의 1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30분의 1에 해당된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미세먼지는 코의 점막을 통과해 폐까지 도달한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폐의 기관지까지 침투해 위해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이온과 같은 인체 유해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에 다량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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