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커피를 마시지만 우린 꿈을 내린다
당신은 커피를 마시지만 우린 꿈을 내린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3.06 1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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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일하는 충북도·청주시·교육청의 특별한 카페
저렴한 가격에 가치소비까지 ‘일거양득’, 공무원·주민 만족도 높아
‘충북도교육청에 위치한 어울림방 cafe에서 일하는 청주성신학교 학생들이 밝게 웃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어서오세요” 문이 열리자마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씩씩한 응대가 초밥을 파는 선술집을 연상케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에 있는 cafe 어울림방에 가면 늘 만나게 되는 풍경이다. 침이라도 튈까 아크릴 마스크를 한 애뙨 종업원들의 해밝은 웃음에 손님들도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들은 쌉싸름한 맛과 향을 가득 머금은 커피 한 잔에 꿈과 희망을 함께 내린다. 몸은 불편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자기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다. 충북도청, 청주시청, 충북도교육청 내에 각각 위치한 꿈드래 카페, 카페 위, 어울림방 카페에 가면 이렇게 특별한 바리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카페들은 청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입주 공무원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꿈드래 카페 한 켠에는 중증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을 전시해 판매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충북도청에 위치한 꿈드래 카페의 직원은 총 세 명이다. 충북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에서 운영하는데, 비장애 직원 한 명은 상시근무하며, 지적장애 두 명은 알바 형태로 하루 네 시간 씩(09시~13시30분, 13시30분~18시, 30분 휴식)근무한다.

김지혜 매니저는 “일을 배우는 속도는 늦지만 책임감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며 직원들을 칭찬했다.

청주시청에 위치한 카페 위의 직원 세 명은 지체장애를 가진 중년 여성들이다. 위는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운영하며, 한 명은 상시근무 나머지 두 명(월·수·금, 화·목)은 번갈아가며 하루 네 시간(12~16시) 근무하는 형태다.

시청 위 카페의 정양순 직원은 "적자 운영을 벗어나 수식을 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 사진=박상철기자

정양순 직원은 “처음에 들어왔을 때 운영비도 못 벌 만큼 적자에 허덕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커피연구도 하고 더 노력한 결과 수익도 낼뿐더러 시청 직원분들도 자주 찾아주셔서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위 카페는 운영으로 수익이 날 경우 장애인 바리스타를 추가로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커피를 마시고 있던 A 씨는 “생각보다 커피도 맛있고 친절해서 시청 직원은 아니지만 자주 이곳을 찾는다”며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많은 분들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충북도교육청에 위치한 어울림방 카페는 청주성신학교에서 운영한다. 학교 선생님 한 명이 상시 근무하며, 학생들 네 명이 오전·오후 각 두 명(09시30분~13시30분, 13시30~18시)씩 나눠 근무하는 형태다.

이 카페에서 근무하는 전석재 씨는 “처음에는 힘든 점이 많았지만 계속 반복적으로 하다보니 적응이 됐다”며 “제가 만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에 약 480여 명이 상시 근무하는데 민원인이 오거나 직원들과 차 한잔마시며 쉴 공간이 없었는데 카페가 생기면서 소통의 장이 됐다”며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만들어주는 커피도 맛있고 특히 가격도 저렴해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며 미소지었다.

어울림방 카페 직원들은 분주하게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상시 근무자를 뺀 나머지 파트 근무자들은 한 달에 70만 원 정도를 받고 있다.

이들 카페의 커피값은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1000원~1500원 선이다. 그렇다고 커피의 맛과 향이 부족할 거라고 예단하지 마라. 좋은 생각과 선한 의지, 그리고 꿈이 모여서 커피의 맛과 향은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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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모카 2017-03-07 09:23:17
표정이 참 좋네요 관련 사업장이 많은 기관 단체내 휴게공간으로 확산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