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심장도 다시 뛰게 만든다
멈춘 심장도 다시 뛰게 만든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3.24 13: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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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 말하는 이성훈 소방사

미생(未生), 그들이 사는 세상⓾

직업에 귀천은 없다.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 추구하는 각자의 가치는 존재한다. 치열한 생존 전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신입사원’들이 있다. 그들의 거침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보려한다. 완생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열 번째 이야기 이성훈 소방사다.

조용한 사무실에 울려 퍼지는 전화벨 소리마저 뱃고동 소리처럼 크게 들린다. 24시간 불 꺼지지 않으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 충북 오송에 위치한 청주서부소방서 오송119안전센터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다부진 몸.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가 근무 복장과 너무 잘 어울린다. 올해 입사 3년 차인 이성훈 소방사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정비 점검에 여념이 없다.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법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취해 꿈은 머리에서 잊혀졌다. 졸업이 다가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꿈꿨던 공무원은 직렬도 수 십 가지. 활동적인 성격인 탓에 직렬 선택은 제한적이었다. 우연찮게 친구 가족 중 소방공무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낮없이 수험서와 씨름 했다. 소방관이 되겠다는 일념하나로 외우고 외웠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고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게 됐다.

오송119안전센터에서 예방 홍보활동과 사전조사가 주 업무다. 하지만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부리나케 현장으로 달려간다. “제 일이 사람의 생사를 다투는 경우가 많아 큰 부담이 되긴 해요. 하지만 정말 보람된 일이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특히, 현장에서 팀을 꾸려 함께 요구조자를 무사히 구출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라며 첫 미소를 보였다.

직업특성상 야근 근무는 필수다. 24시간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화재 현장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장시간 진화가 안 되고 길어지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지치죠. 하지만 곧 마음을 다 잡죠. 제 임무고 제가 택한 길이니까요”며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그의 첫 발령지는 음성 대소119안전센터. 당시는 구급활동업무를 맡았다. “당시 심정지 환자 분을 소생시켜드린 적이 있어요. 온몸은 땀 범벅됐고, 숨이 턱까지 찼어요. 손끝에 미세하게 전해지는 그분의 심장박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는 그 자부심에 지금 하는 일을 너무 사랑해요”라며 직업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앞으로 목표는 묵묵히 자신의 위치해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한다. 선배들에게는 성실한 후배로, 후배들에게는 존경하는 선배가 되어 즐거운 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단다.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조언했다.

“제 주변에도 아직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특히 공무원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합격·불합격으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가 나와요. 무조건 자신을 믿으세요. 여러분이 자신을 믿지 않으면 어느 것도 이룰 수 없어요. 그 믿음을 바탕으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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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소방관 2017-03-28 20:48:24
성훈이랑 같이 근무하던 시절이 떠오르는구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