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좀 쉬자…세계 최대 석탄발전 ‘충남 당진’에
숨 좀 쉬자…세계 최대 석탄발전 ‘충남 당진’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3.27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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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원인, 국내 화력발전 59기 중 29기는 충남 밀집
25일, ‘석탄 그만, 국제공동행동의 날’집회 당진에서 열려
25일,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열린 집회는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 석탄 그만! 국제공동행동의 날’ 행사였다. 사진=환경운동연합

3월25일, 충남 당진에 전국에서 1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군중들 곳곳에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세계 최고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세계 최고가 당진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었다. 국내에서 가동 중인 59기의 석탄발전소 가운데 절반인 29기가 충남 지역에 밀집해 있다.

특히 당진에 있는 10기의 당진화력발전소는 6040Mw로, 세계 최대 규모다. 대규모 석탄발전소 가동에 따라 미세먼지 등 유해 대기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돼 심각한 건강 피해가 나타나는 가운데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2기의 추가 건설계획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종 승인 여부를 앞두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열린 집회는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 석탄 그만! 국제공동행동의 날’ 행사였다. 화석연료를 거부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전 세계 시민들의 공동행동 캠페인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는 40개 나라에서 함께 진행됐다. 집회는 ▲당진시송전선로석탄화력저지범시민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기후변화청년단체(Green Environment Youth Korea) ▲350.org가 공동주최했다.

참석자들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또 당진에코파워를 포함한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의 철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하며 평화행진을 벌였다.

김현기 당진시송전선로석탄화력저지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는 “당진에코파워 건설 백지화는 다수 시민의 요구다. 정부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면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대표와 제니퍼 모건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석탄발전소 건설계획의 취소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또 김홍장 당진시장, 어기구(당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종길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대표) 안산시장 등이 발언자로 나서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곽창록 삼척석탄화력발전소건설반대범시민연대 상임대표도 집회에 참석해 공정률이 낮고 계획 단계에 있는 삼척석탄발전소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집회 참석자 서연주(경기도) 씨는 “시민들이 특히 환경분야에 대해서는 의견을 낼 기회가 적다”면서 “기후변화는 개인, 도시 혹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인류에게 중요한 일이라서 9개월 된 딸과 함께 행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시글러(캐나다) 씨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강자 한 명이 아니라 다수의 시민이었다. 우리가 함께 모여 한 목소리를 내고, 이런 개개인의 힘이 합쳐지면, 석탄 사용을 줄이는 문제만이 아니라 기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도 머지않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세계 최대 석탄발전소 그만’이라고 적힌 초대형 현수막과 함께 퍼포먼스를 벌였고, 오후 3시부터 당진 시내 약 1km 구간에서 평화 도보 행진을 벌였다.

사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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