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민재단 1004클럽, 수천만 원 내고도 ‘쉬쉬’
충북시민재단 1004클럽, 수천만 원 내고도 ‘쉬쉬’
  • 이재표, 빅상철 기자
  • 승인 2017.04.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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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정부 역할 부족하다면 기업 나서야”

자본, 공익을 향해 흐르다②

사단법인 충북시민재단(이사장 강태재 이하 시민재단)은 2011년 12월에 설립됐다. 비영리민간단체인 시민재단은 모금사업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배분하는 기관이다. 모금 및 배분 기관이라고 하면 흔히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자선기관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시민재단은 성격이 다르다. 시민재단은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배분한다. 물론 구휼도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중에 하나다. 하지만 시민재단이 집중하는 분야는 공익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과 단체에 대한 지원이다. 시민재단은 대략 공익활동에 60%, 소외계층에 40% 정도의 비율로 배분하고 있다.

충북시민재단에 있는 1004클럽 명예의 전당. 사진=박상철 기자

충북시민재단의 1004클럽은 연간 100만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을 1004명 만들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게 되면 1004클럽을 통해 연간 10억400만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나온다. 짐작한 대로 1004라는 숫자는 중의적으로 ‘천사(天使)’를 뜻하는 것이다. 현재는 140명 정도가 1004클럽에 가입돼 있다.

연 100만원 이상이라고 하지만 멤버 중에는 현금으로만 5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중소기업 대표도 있다. 자사 생산물품을 포함해 6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A씨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는 기부인데 밖으로 드러내기가 부끄럽다. 앞으로도 조용히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청주지역의 대중교통업체 두 곳도 목돈도 내고 매달 정기후원에도 참여해 그동안 1000여 만원을 후원했다. 이 중 B사 대표는 “그동안 조용히 돈만 냈을 뿐 그 어떤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언론과 인터뷰도 원치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C사 대표 역시 “NGO활동을 뒤에서 조용히 지원하고 싶다. 더 많은 기업들이 후원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멤버 중에는 회사 대표가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참여한 사람도 있다. D교수는 개인 돈 3000만원을 기부했다. D교수는 “나에게 기부란 자기만족이다. 이름 없이 기부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에 알려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게끔 하는 경우도 있다. 자기만족이 없다면 기부는 힘들다.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부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것에 감사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력이 된다고 다 기부하는 것은 아니다.


1004中 1인,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오석송 회장은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묻자 “더 많은 기업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사진=박상철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메타바이오메드의 오석송 회장도 1004클럽 멤버 중 한 사람이다. 오석송 회장은 그동안 시민재단에 2000만원 정도를 기부했고, 매달 정기 후원금도 내고 있다.

오석송 회장은 “YMCA 등에서 활동하면서 기부를 시작했는데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오래 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시민재단에 기부하는 이유를 묻자 “원래 NGO가 하는 역할은 정부가 책임지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업이 나서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회장은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투자자나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기업도 공동체 일원으로서 빈부격차 해소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직원들도 회사나 대표의 기부활동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오 회장은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더 많은 기업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다. 현재 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은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봉사와 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 졌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③이상준 1004클·CEO포럼 회장 인터뷰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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